일제가 조선반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한 한 것은 1905년 이후 조선통감부 설치 이후라고 볼 수 있으나, 그들의 경제적 침투는 1876년 조일수호조약을 체결할 때 부터라고 할 수 있다. 1890년대 외국상사의 조선 진출상황을 보면,1896년 총 258개 중 일본상사가 210개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인들의 대조선진출이 얼마나 치열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국립제일은행, 제18은행, 제58은행 등의 금융업의 진출이 두드러져 1905년에 이르러는 대한제국의 통화발행 권한까지 그들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어 농업을 포함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지배권을 한일병탄 이전부터 일제의 지배하에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경제적 침략을 가속화하던 일제는 1905년에 통감부가 설치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제적 침탈을 시작하였다. 1907년에 「국유미간지(未墾地)이용법」을 제정하여 일본인들에 의한 토지약탈을 합법화시켰으며, 1908년에는 동양척식회사를 설립하여 농민들의 토지를 지속적으로 약탈하여 1945년 일제가 망할 때까지 한반도에서 대지주로 군림하기도 하였다.
  1910년 마침내 한일병탄을 성취하자 일제는 무엇보다 먼저 생산력의 원천인 토지의 수탈에 중점을 두어 이해 10월에 조선총독부 내에 임시토지조사국을 설치하여 조선인들의 토지소유권과 토지의 소재, 지목(地目), 지번, 지적(地積)을 조사하여 지적도(地籍圖)를 작성하고 토지의 가격을 부여하여, 그들 식민지 지배를 위한 경제적인 수탈의 수단으로 삼았다.
  결국 이러한 토지조사사업은 종래의 전통적인 토지소유제도를 무너뜨려 식민지 지배를 원활히 하는 것에 1차적인 목적이 있었으며, 농민들에게는 종래의 대지주인 왕실귀족으로부터 조선총독부에게로 대지주가 새로이 바뀐 것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혜택은 아무 것도 없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일제는 국내의 많은 토지를 국유화하여 그들 일본인들이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로 제공하였다.
  이와 같은 토지조사사업은 우리 지역에서도 이루어져 1928년 현재 군내의 토지 중의 77.1정보의 밭과 56.8정보의 논, 그리고 11.9정보의 대지가 일제총독부 소유가 되었다. 이는 종래의 역토, 둔토, 공해전 등의 국가소유 토지의 대부분이 일제의 총독부로 넘어가게 되었음을 말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토지조사사업의 결과와 식민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일제의 대지주 중심의 농업정책으로 중소지주와 자작농이 몰락하여 갔으며, 대부분의 토지가 조선총독부 및 몇몇 친일파 지주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여 많은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하거나 토지로부터 분리되어 유랑(流浪)을 하거나 만주 등의 해외로 이주하는 고통을 받게 되었다.
  일제에 의한 식민지배가 계속되면서 일제는 자국의 사정에 따라 1920년대부터 식민지가 된 한반도를 그들의 식량보급기지로 삼아 대대적인 산미증산운동(産米增産運動)을 실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농지개량과 농법의 개량으로 쌀의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제에 의한 산미증산정책은 결국 자국의 산업화에 따라서 공업지역으로 몰린 임금노동자들의 식량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여타 여건으로 그들이 계획한대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제는 생산량보다 더 많은 쌀을 일제 본국으로 반출함에 따라 식량이 부족한 국내의 우리 동포들은 만주에서 수입한 콩깻묵 등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토지조사에 따른 대토지의 조선총독부 소유로의 이전과 친일지주들의 양산에 따라 중소지주들 뿐만 아니라 일반 자작농들이 대개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됨에 따라 일반 소작농들은 생산량의 증대보다는 그들의 삶의 수단이 되는 소작료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았는데, 소작료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가 되었다. 이는 소작료의 책정 방법이 일제가 병탄하기 전에는 도조법이 일반적었으나 일제가 한반도를 병탄한 이후에는 집조법(執租法)이 오히려 일반적이 된 것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집조법이란 수확기에 지주와 소작인이 논밭에 같이 입회하여 이삭을 감정하여 수확고를 예상하고 소작료를 책정하는 방법인데, 이러한 집조법은 소작인들에게 소작료를 올리는 효과를 가져와 소작인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되어 소작환경은 더욱 더 열악하게 되었다.
  이러한 소작료에 따른 분쟁은 이 지역에서도 격심하여 1935년 7월 1일자 「조선중앙」에 의하면 “영덕에 소작쟁의, 백건 중 오십건은 화해, 오십건은 조정 중”, 또 동신문의 12월 6일자의 “영덕군 소작쟁의 작년비 8할 격증, 금년에는 오십여건”이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더라도 이 지역에도 소작으로 인한 다툼이 격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일제하의 이러한 사정 아래 농민들이 경작하였던 작물을 살펴보면, 한민족에게 고통을 주었던 벼 이외에 콩, 팥, 녹두, 조, 수수, 기장, 옥수수, 피, 메밀, 깨, 피마자, 보리, 밀, 귀리, 감자, 고구마, 목화, 삼, 닥, 뽕나무, 담배, 왕골, 고추, 마늘, 후추 등을 재배한 것으로 식민지 백성들은 이들을 재배하면서 겨우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