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윷놀이

  윷놀이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우리나라 민속놀이로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놀수 있으며 특히 설에서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윷의 종류는 크게 나누어 장작윷과 밤윷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윷가치 재료는 보통 박달나무, 통싸리나무, 밤나무 등을 세로로 반쪽을 내어 네 가락을 만들어 다듬는데, 길이는 대략 15∼20cm, 지름은 3∼5cm 정도로 하는데 이를 가락윷, 채윷, 장윷이라고도 한다. 밤나무로 만든 밤나무윷은 크고 무겁게 만들어서 남자들이 주로 가지고 놀고, 박달나무윷은 작고 예쁘게 다듬어 즐겨 놀고 싸리나무윷은 보통으로 만들어 남여가 모두 사용하며 장작윷은 큰 윷으로 마당이나 마루에 멍석을 깔고 서서 노는 윷이다. 또 밤윷은 밤알만큼 나무조각 4짝을 만들어 이것들을 밥공기 같은데 담아 내젓다가 바닥에 던져 노는 것이다.
  윷가락의 호칭은 일반적으로 도(하나), 개(둘), 걸(셋), 윷(넷), 모(다섯)라 한다.
  윷가락 호칭의 말뜻을 보자
  도는 돼지이며, 원말은 돝으로서 어간(語幹) 일부의 탈락형이다. 속담에 「산돼지 잡으려다 집안돼지 놓친다」는 말대신 「멧돌 잡으려다 집안돌 놓칠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도가 돼지임을 알 수 있다. 개는 개(犬)이며 겉은 코끼리 또는 양(羊)이라는 설이 있다. < 자전(字典)>에 수놈 양을 결()이라 하는데 숫양 결 자이다. 윷은 소(牛)이다. 방언에 숯이 변하여 윷이 되었는데 철자법 때문에 윷이 되었다 하며, 모는 말(馬)로서 방언(方言)에 말을 몰, 모, 메라 함을 보아 알 수 있다.
  놀이 방법은 윷가치를 던지고 말을 사용하여 승부를 다투는 놀이이다. 먼저 29개의 동그라미를 그린 윷판(馬田)을 펴놓고 놀이를 하는데 2∼3명이 보통이지만 인원이 많을 때에는 두 패 또는 세 패로 편을 나누어서 한다. 이때 서로 윷가치를 던져서 끗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차례를 정한다.
  윷말의 가는 말(行馬)은 도는 한 발, 개는 두 발, 걸은 세 발, 윷은 네 발, 모는 다섯 발을 간다. 말 네개가 모두 입구인 도에서 출발해서 참먹이(出口)를 먼저 나가는 편이 이긴다. 윷말 한 마리가 모두 나는 것을 < 한동>을 났다 하고, 두 마리면 < 두동>, 세마리면 < 석동>, 네마리면 < 넉동>이라 하며 이때 먼저 넉동이 나면 이긴다. 그리고 모나 윷이 나오면 한번 더 할 수 있으며 계속 나오면 계속 할 수 있다.
  설날에는 윷가치를 던져서 신수(身數)를 점치기도 한다. 즉 윷가치를 세 번 던진다. 만약 첫번째 도(1)가 나오고, 두번째 개(2)가 나오고 세 번째 걸(3)이 나왔으면 도, 개, 걸 또는 수(數) 1·2·3이 점사(占辭)가 되며 이것은 『주역(周易)좭 64괘(卦)로 된 점사에 의해 점을 치기도 한다.

2. 널뛰기

  널뛰기는 주로 정초(正初)에 소녀들과 부녀들 사이에서 성행한 놀이로서 가끔 단오와 추석에도 행해졌다. 주로 젊은 여자들이 즐기는 가장 활동적인 놀이로서 긴 널빤지의 한가운데 짚단이나 가마니로 밑을 괴고 그 양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마주 보고 번갈아 뛰면서 즐기기 때문에 여성들의 몸 단련에 도움이 된다.
  이 놀이에 사용되는 널판의 크기는 대략 길이 2∼2.4m, 너비 30cm, 두께 5cm 정도로 하고 중앙에 짚단이나 가마니 같은 것을 괸다. 또 널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널 가운데 사람이 앉기도 한다. 뛰는 방법은 먼저 널 양쪽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선 뒤에 널의 평형을 이루도록 조절한다. 이때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이 뛰게 되면 널을 같은 길이로 하지만 몸무게가 차이가 날 때에는 몸무게가 적은 사람에게 널을 많이 주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데 이것을 < 밥 준다>고 한다. 평형이 이루어지면 교대로 발에 힘주어 뛴다. 몸은 공중에 뜨게 된다. 몸이 뛰었다가 내려디디는 반동으로 상대쪽 사람이 다시 공중에 뜬다. 이렇게 되풀이하는 것이 널뛰기이다.
  승부는 상대편의 발이 널빤지에서 떨어지게 되면 지게되는 것이다. 근대 문인 최영년(崔永年)은 < 도판희(跳板戱)>라는 제목 아래

春日聲聲跳復跳    紅粧小婦不知勞
羅裙恰似雙飛翼    一燕低時一燕高

봄날, 왁자스레 소리내며 솟구치고, 또 솟구치니
붉게 단장한 젊은 아낙들 힘드는 줄 모르네
똑같은 비단치마, 쌍으로 날개짓 하는 것이
한마리 제비가 내려올 제, 한마리 제비는 올라가는 듯 하네

  이와같이 설날 새옷으로 단장한 소녀들과 젊은 아낙들이 햇볕 쏟아지는 동편 마당에서 빨간 댕기를 바람에 나부끼며 공중으로 그네를 뛰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다.

 

3. 연날리기

  연(鳶)날리기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남녀 구별 없이 누구나 즐겨오던 놀이이나 언제, 어느 민족이 처음 연을 만들어 창공에 띄우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긴 하지만 정설은(定說)은 없다.
  우리나라는 음력으로 12월 중순부터 연날리기를 시작하여 정월 대보름에 액(厄)맥으로 날려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즉 연에다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써서 날린 다음에 실을 끊으면 연은 바람을 타고 한없이 날아가는데, 이렇게 하면 그 해에 있을 액을 연이 가지고 가기 때문에 한 해를 탈없이 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연의 종류는 크게 방패연, 가오리연 그리고 창작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방패연은 생김새가 방패 모양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연 바탕에 그려진 무늬와 바탕 및 무늬의 색에 따라 그려진 이름이 다시 붙여진다. 즉 꼭지연, 반달연, 치마연, 동이연, 초연, 박이연, 발연, 나비연 등으로 나누어진다.
  가오리연은 물고기 가오리 모양으로 만든 연을 가리키는데, 이 연은 그 구조나 조종법이 단순하여 주로 소년들이 많이 날린다. 이 연의 특징은 꼬리를 길게 붙여 바람이 꼬리를 타고 흐르게 하여 연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데 있다.
  창작연은 방패연이나 가오리연의 형태에서 벗어난, 여러가지 모양의 연을 말한다. 이 연은 연의 기능성보다 모양 위주로 만들기 때문에 방패연처럼 공중 묘기를 부리기는 어렵고 공중에 띄어놓고 보는 것으로 만족을 느낀다.
  연놀이는 높이띄우기, 재주부리기 그리고 끊어먹기(연싸움)가 있다. 연을 높이 띄우기는 얼마만큼 멀리, 그리고 높이 띄울 수 있는가를 겨루는 놀이로 약 1km가량 높이 띄우면 눈에 보일락말락하고 그 이상이 넘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연은 높이 올라 갈수록 바람을 세차게 받기 때문에 연이 파손되거나 끊어질 우려가 있어 얼레에 감아 당길 때 바람의 세참, 여림 등을 잘 파악해서 조종해야 한다. 재주 부리기는 글자 그대로 연으로 재주를 부리는 놀이이다. 날리는 사람의 손놀림에 따라서 연은 왼쪽, 오른쪽으로 또는 급전(急傳), 급강하(急降下), 급상승(急上昇) 등 다양한 공중곡예를 부린다.
  끊어먹기(연싸움)는 연실이 서로 교차하여 비벼서 끊어먹기를 겨루는 놀이이다. 끊어먹기의 승부는 연실(絲)의 질기고 약한 것에 크게 작용하지만 그보다도 연의 조종기술에 크게 좌우된다. 끊어먹기에서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겨룸의 세계를 찾아볼 수 있다.

 
 

4. 씨 름

  씨름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노소(老小) 구별없이 남자라면 누구나 즐겨왔고 현재도 즐겨오는 놀이로 우리 군내의 청소년들 사이에 성행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는 길가에서 또는 모래밭에서 하기도 하며, 청장년들도 잔디밭이나 해변 백사장에서 씨름을 하기도 한다. 씨름은 겨울은 땅이 얼어 넘어지면 부상을 하는 까닭에 못하지만 봄에서 가을까지에는 언제든지 씨름을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단오, 추석, 중구(重九:重陽節) 등 명절날은 곳곳에서 씨름대회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씨름의 종류는 왼씨름과 오른씨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왼씨름은 샅바를 오른쪽 다리에 걸고 오른손으로 상대의 허리샅바를 잡고, 왼손으로 상대의 왼쪽다리에 건 샅바를 잡으며 서로 오른쪽 어깨를 맞대고 하는 씨름이다.
  오른씨름은 왼씨름과 반대 방향으로 샅바를 잡고 하는 씨름이다. 띠씨름은 허리에 띠를 하나 매고 그것을 잡고 하는 씨름으로 지방에 따라 허리씨름 또는 통씨름이라고 한다. 씨름은 두 사람이 허리를 굽혀 서로 껴안고 힘을 겨누어 싸우는데, 몸이 땅에 먼저 닿는 사람이 지게 되므로 씨름에는 힘도 있어야 하지만 특히 기술이 있어야 한다.
  씨름의 기술은 여러가지가 있다. 크게 나누어 공격기술인 메치기와 방어기술인 되치기로 볼 수 있으며, 메치기는 허리재간, 다리재간, 손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허리재간이란 상대방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 위로 들어 좌우로 돌리며 젖혀서 뒤나 옆으로 넘어뜨리는 재간으로 그 종류를 보면 배재기, 엉덩배재기, 배치기, 돌려치기, 회목받치기, 회목걸이, 뛰어 던지기 등이 있다.
  다리재간은 상대방을 자기의 발과 다리로 걸고, 앞으로 당기며 또 뒤로 밀며, 옆으로 틀며, 돌리면서 후리며 넘어뜨리는 재간으로 그 종류를 보면 안다리걸기, 안다리젖히기, 안다리후리기, 앞다리걸기, 덧거리, 바깥다리걸기, 바깥다리후리기 등이 있다. 손재간은 상대방을 자기의 손으로 앞으로 당기며 밀며, 앞으로 젖히며, 넘어뜨리는 재간으로 그 종류를 보면 앞무릎치기, 앞무릎뒤집기, 뒷무릎치기. 앞다리채기, 덜미잡이, 꼭두잡이, 팔걸이 등이 있다.
  방어기술인 되치기의 종류는 엉덩배재기의 되치기, 안다리걸기의 되치기, 바깥다리 걸기의 되치기, 덧거리의 되치기, 앞무릎치기의 되치기, 뒷무릎치기의 되치기, 덜미잡이의 되치기, 뒷샅바 잡고 바깥다리걸기, 맞배재기, 배재기의 방어 등이 있다.
  씨름대회에서 이긴 사람은 상(賞)으로 황소(黃牛), 쌀, 광목(廣木) 등을 주어 시상하며 이긴 사람을 장사(壯士)라 부른다. 씨름대회가 벌어지면 수십명의 씨름꾼들이 모여 경기를 하며 장사로 뽑힌 사람은 영광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다. 현재 군내(郡內)에 씨름협회가 구성되어 매년 경기를 치르고 있다.

5. 그네뛰기

  그네뛰기(半仙戱)는 주로 여성들의 놀이로 남성들의 씨름과 더불어 단오절(端午節) 행사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다. 이 그네는 각 지방마다 여러가지 방언(方言)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고장에서는 군디, 군듸, 군데 등으로 호칭되었다. 그리고 한자로는 추천(韆)이라고 표기한다. 그네는 대게 마을 어귀나 동네 적당한 곳에 있는 큰나무가지에 매달기도 하고, 마땅한 나무가 없을 때에는 인공적으로 그네를 만들기도 한다. 즉 넓은 터에 긴 통나무 2개를 가로질러 묶은 다음에 그네를 단다. 이때 발판을 얹을 때에는 두 발이 편하게 놓이도록 한다. 그네줄의 길이는 8∼9m 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지나치게 길게 하면 타는 사람의 힘이 그네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며 또 지나치게 짧게 하면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네줄의 굵기는 보통 새끼줄을 사용하는데 반드시 손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굵기로 만들어야 된다고 한다. 그네는 한 사람이 뛰는 < 외그네뛰기>와 두사람이 마주 보고 뛰는 < 쌍그네뛰기>가 있다. 그네를 높이 뛰자면 팔과 다리의 힘을 잘 발휘해야 한다.
  그네대회를 할 때 옛날에는 그네 앞의 나뭇가지의 풀잎을 입에 물고 오는 것으로 승부를 겨루기도 했으나 현재는 그네 발판 밑에 자눈(尺目)을 박은 줄을 매어놓고 그네줄의 정지지점에서부터 공중 몇 미터 높이까지 올라갔는가를 측정해서 승부를 가름하기도 한다.
  1960년대만 해도 단오절이 되면 군내(郡內)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뒷동산이나 푸른 언덕 높은 나무가지에 그네줄을 매어놓고 처녀와 부녀들이 창포(菖蒲)에 머리 감고 핀으로 천궁(川芎)을 꽂고 단장(丹粧)한 얼굴로 그네줄에 올라 녹의홍상(綠依紅裳)을 창공에 휘날리다가도 수줍어 얼굴을 붉히는 그 아름다웠던 풍정(風情)을 나이 지긋한 분들은 회상할 것이다. 이제 그 대신 각종 축제나 복사꽃 큰잔치에서 행사의 한 종목으로 시행되는 것을 볼 수 있으나 그때 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6. 종경도 놀이

  종경도(從卿圖) 놀이는 혹은 종정도(從政圖)·승경도(陞卿圖)·승정도(陞政圖) 놀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정초(正初)나 명절에 사대부 가문의 청소년이나 부녀자들 사이에서 하는 오락이다.
  넓은 종이에 가운데는 경관직(京官職, 中央職)을 쓰고 둘레에는 외직명(外職名, 地方職)을 배치해 놓고 1(도)에서 5(모)까지의 눈을 새긴 윤목(輪木) 주사위를 굴려 그 나타난 숫자에 의하여 승진하게 된다. 관직은 유학(幼學)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유학에서 도(1)를 놀면 파직이 되고 개(2)를 놀면 진사(進士) 걸(3)을 놀면 무과(武科)가 되고 윷(4)을 놀면 은일(隱逸), 모(5)를 놀면 문과(文科)가 된다. 또 문과에서 윷을 놀면 옥당(玉堂)으로 오르고 모를 놀면 한림(翰林)으로 승진된다. 이렇게 먼저 승진해서 영의정(領議政) 또는 봉조하(奉朝賀)에 이르는 사람이 승리한다. 이 놀이는 윷(4), 모(5) 등 높은 수를 얻을수록 승진이 빠르고 낮은 수 (도(1), 개(2) 등을 얻을수록 감등(減等)이 되어 때로는 회령부사(會寧府使) 함흥판관(咸興判官) 등 외직(外職)으로만 돌다가 도(1)를 세번 놀면 파직(罷職) 안치(安置) 사약(賜藥)을 받고마는 수가 있는 등 관운(官運)이 실감나게 짜여진 놀이이다. 이 놀이는 두 사람 이상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같이 놀 수 있는 놀이이다. 횡으로 10행, 종으로 14행 정도의 도면에 조선시대의 중요 내외 관직이 적혀 있다. 그러나 관직명의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문관 가문의 종경도는 문관의 명칭이 많고 무관 가문의 종경도는 무관의 명칭이 많다.
  양가(良家)의 자제나 부녀자가 이 놀이를 통해서 당시 관직명(官職名)과 제도에 관한 지식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