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득청(申得淸)의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는 이유헌 신득청(理猷軒, 申得淸)이 고려 공민왕 20년(1371) 겨울에 왕의 실정을 바로잡고자 지어 올린 것으로서 원문은 한자로 되고 토는 이두식(吏讀式)으로 되어 있는 가사문학이다.
   저자 이유헌은 고려말의 대학자이었으며, 조부 신현(申賢)은 평산신씨 영해파(寧海派)의 시조이고 운곡 원천석, 포은 정몽주의 스승으로 성리학(性理學)에 조예가 있었다. 만년에 영해 인량(仁良)에 퇴거(退居)하여 유유자적하다가 고려가 망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해에 몸을 던져 고려 왕조를 위해 순사(殉死)한 분이다.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는 역대 제왕(帝王)의 흥망성쇠와 승패의 원인 결과를 4·4조의 가사체로 엮어 누가 보아도 알기 쉽도록 지어 왕에게 바친 것이다. 여기에는 특히 고대 중국의 걸왕(傑王) 이하 망국을 초래한 중국 왕조의 사적(事蹟)을 예로 들어 정치를 올바르게 하도록 건의하는 한편, 불교에 너무 심취하지 말고 유교(儒敎)로서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이루기를 바라며 구구절절이 읊고 있다.

탐학무도(貪虐無道) 하걸(夏桀)이난
단주상균(丹朱商均) 불초(不肖)하야
요순우(堯舜禹)의 선위상전(禪位相傳)
어이타가 부지(不知)하고
매희여색(妹喜女色) 대혹(大惑)하야
가련(可憐)할사 용봉충신(龍逢忠臣)
일조살지(一朝殺之) 무삼일고
음학우심(淫虐尤甚) 제신(帝辛)이난
소견무식(所見無識) 자질하다
하걸위감(夏傑爲鑑) 전매(全昧)하고
달기야용(己冶容) 광혹(狂惑)하야
우망국(又亡國) 자감(自甘)하니
육칠성인(六七聖人) 선왕묘(先王廟)를 보존(保存)하리
망국(亡國)인들 없을손가
미자인형(微子仁兄) 보종(保宗)길로
거국시(去國時)를 만났으랴
살부비간(殺剖比干) 관심(觀心)할제
양광위노(佯狂爲奴) 기자지인(箕子至仁)
하고득죄(何故得罪) 약차(若此)하고
구후악후(九侯顎侯) 병포(竝脯)할제
주후탄식(周侯嘆息) 무내(無奈)로다
천하대노(天下大老) 강태공(姜太公)이
궁곤팔십(窮困八十) 피주(避紂)하야
금상옥색(金相玉色) 희성인(姬聖人)의
선양노(善養老) 좋은 말을 포문(飽聞)하고
위수양반계석(渭水陽磻溪石)의
광장(廣張) 삼천육백조(三千六百釣)난
대시류송(待時流送) 세월(歲月)이라
주후렵거(周侯獵車) 행차(行次)나니
태공행도(太空行道) 천수(天授)로다
상좌무왕(相左武王) 벌죄(伐罪)하니
은봉고죽(殷封孤竹) 두아들은
제신지악(帝辛之惡) 모를손가
피거북해(避居北海) 차시(此時)로다
팔백제후(八百諸侯) 존주(尊周)하야
무왕성인(武王聖人) 천위(踐位)하니
불식주속(不食周粟)장의(仗義)하고
은어수양(隱於首陽) 채미(採薇)하야
아사자진(餓死自盡) 가련(可憐)하다.
유왕궁렬(幽王宮涅) 대악무도(大惡無道)
자망특심(自亡特甚) 여차(如此)하야
백양부언(伯陽父言) 간재이(諫災異) 불청(不聽)하고
욕소포사(慾笑褒似) 봉화(烽火)들어
견시견융(見弑大戎) 자얼(自孼)일다
강폭천자(强暴天子)진시황(秦始皇)은
조고지악(趙高之惡) 전매(全昧)하고
인능태자(仁能太子)부소살지(扶蘇殺之) 가련(可憐)하다.
무삼일고 축장성(築長城)북방(北方)하고
송서불(送徐不) 동해(東海)하나 천하호걸(天下豪傑)쟁기(爭起)하니
연대장사(燕臺壯士) 형경비(荊卿匕)와
한실충신(韓室忠臣)자방추(子方椎)는
절치보수(切齒報讐) 그만인가
한무제(漢武帝)구선(求仙)할제
분수추풍(汾水秋風) 회심(悔心)하야
망진적(亡秦跡)불계(不係)함은
간신(艱辛)하나 거룩하다
사불명제(事佛明帝)회상(繪像)함은
망국지조(亡國之兆) 부지(不知)하고
이적군장(夷狄君長)지어되니 난대석실(蘭臺石室) 그곳인가
사책고(史策庫)무삼일로
불경각(佛經閣) 되았난고
수통만세(垂統萬世)망측(罔測)하다
왕가사불(王家事佛) 대작(代作)하야
복종절사(覆宗絶祀)
저인군(這人君)의 불문(佛門)으로 일어나
명심견성(明心見性) 한단말은
일신파작(一身破作)이물(二物)이라
나도 남남도 내가 되어본가
획죄천(獲罪天)의 무소도(無所禱)
만고대성(萬古大聖) 공자(孔子)말씀
일월중천(日月中天) 밝은 말로
포재방책(布在方冊) 묵경적(墨卿跡)
내 눈앞에 밝아있고 사부훈서(師父訓書) 하여실제
내귀총명(聰明) 우재(又在)하니
이목약차(耳目若此) 무삼일로
무견무문(無見無聞) 저러한고
한제자초왕영(漢帝子楚王英)이
즉지(卽地)발서 검하진(劒下塵) 되단말가
불귀어세(佛鬼於世) 무영(無靈)함은
수인부지(誰人不知) 할가마는
촉한후제(蜀漢後帝)유선(劉禪)이도
흉환요무(凶宦妖巫) 혹(惑)한말로
서역불설(西域佛說)차무(借誣)할제
사백년(四百年) 대한기업(大漢基業)
일석구망(一夕驅亡)전매(全昧)하고
혹신무불(酷信巫佛) 무삼일로
소열황손(昭烈皇孫)북지왕(北地王)과 승상자(丞相子)
제갈첨(諸葛瞻)을 허위일진(虛委塵)
가련(可憐)하다 진대의관(晉代衣冠)
조홀(條忽)하야 청담부도(淸談浮屠)횡행(橫行)할제
불간역리(諫逆理) 저인군(這人君)이
조득모실(朝得暮失) 다 우습다
희황상인(羲皇上人) 도원량(陶原亮)이
금시작비(今是昨非)시각(始覺)하야
팽택인수(彭澤印綬) 내해(乃解)하고 취황삼경(就荒三逕)
돌아오니 환영곡구(歡迎谷口) 동복(僕)이오
후문지점(候門指點)치자(穉子)들이 전오노인(典午老人) 마져인가
휴유입실(携幼入室)자작(自酌)하니
록주갈건(酒葛巾) 적부인(翟夫人)은
임주잔전(林酒盞前)갱권(更勸)하고
북창침(北窓枕) 무현금(無絃琴)은
능지옹의(能知翁意)함정(含情)하나
문전유리(門前柳籬)하국(下菊)과 원중송정반(園中松庭畔)은
진시광색(晉時光色) 상대(常帶)하나
산외세계(山外世界) 도라보니
기노초색(寄奴草色) 유송(劉宋)일세
남북조(南北朝) 분경(紛競)하고
오호오계(五胡五季) 요란시(擾亂時)는
창가초기(唱歌草起) 할랴하니
관자모생(管子毛生) 한예(汗穢)하고
대당대송(大唐大宋) 가관적(可觀跡)요
묵경여의(墨卿與議) 할랴하니
매매진설(枚枚盡說) 난처중(難處中)의
궁음익총(宮淫溺寵) 대당(大唐)이요
제심암약(帝心暗弱) 남송(南宋)일세
선학불술(仙學佛術) 고혹(蠱惑)함과
아유구용(阿諛苟容) 두열(悅)함도
전세진한(前世秦漢) 동철(同轍)이오
환사총귀(宦寺寵貴) 진동(振動)함과
충현가모(忠賢嘉謨) 륙축(戮逐)함도
전세진한(前世秦漢) 불감(不鑑)일세
불감전세(不鑑前世) 하여오니
선안종생(善安從生) 흥평(興平)하고
난망부지(亂亡不至) 안주(安住)할고
창흥치평(創興治平) 안사직(安社稷)도
전세불군(前世不君) 동철(同轍)일세
열사충신(烈士忠臣) 진유현(眞儒賢)이
난세(亂世)라고 없을 손가
평시(平時)라고 없을 손가
인군심사(人君心事) 여하중(如何中)의
두반충충반두(反忠忠反) 일어하고
난반평평(亂反平平) 반란(反亂)이러하니
호위불사(胡爲不思) 무삼일고
오호인군(嗚呼人君)독기연(獨豈然)가
차역인신(嗟亦人臣) 다 그러니
일시총귀(一時寵貴)좋다말고
계세오군(季世誤君) 탐영가(貪榮家)의
미유요화 (媚諛要華) 부귀신(富貴身)이
경국전(傾國前)의 도륙(屠戮)하네
순충사의(殉忠死義) 불고가(不顧家)의
살신이족(殺身夷族) 낙절인(樂節人)은
타국(他國)에도 사즉(師則)하네
소소사책(昭昭史冊) 춘추필(春秋筆)이
무사(無私)하니 만대모(萬代眸)라
흥세사적(興世事蹟) 피열(披閱)하고
계세사적(季世事蹟) 췌마(摩)하니
가련현인(可憐賢人) 영화(榮華)되아
천세만세(千世萬世) 유방(遺芳)하고
부귀소인(富貴小人) 가련(可憐)되야
천세만세(千世萬世) 항살(恒殺)일세
치신행지(致身行志) 하려다가
백간일모(百諫一謨) 무용(無用)하야
퇴종암혈(退終巖穴) 할랴하면
임수지락(林水之樂) 기궁(豈窮)하랴
천리차간(天理此間) 순명(順命)하면
무한(無限)하니 안신(安身)일세
비간견살은인(比干見殺殷人)이난
지칙지(止則止)도 성인일세
일장가언(一章歌言) 황삽(荒澁)하나
인군위감(人君爲鑑) 하얏으면
전세무궁(傳世無窮) 하압시고
인신취즉(人臣取則) 하였으면
영명무궁(永命無窮) 되었나니
어희호 세상위군신(於噫乎 世上爲君臣)이야혜

 

 

2. 존재 이휘일의 전가팔곡(田家八曲)

   존재 이휘일(1619∼1672)은 조선조 광해군 때의 시인, 학자이다. 호는 존재(存齋)이고, 창수 인량 사람이다. 9세에 묘호설(描虎說)을 짓고 “성중원무작 지재천공간(聖中圓無作 地在天空間)”이란 벽락시(碧落詩)를 지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하며, 만년에 향리에서 성리학(性理學)의 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썼다. 저서로는 「구인략(求仁略)」, 「홍범연의집설(洪範衍義集說)」, 「존재집(存齋集)」 등이 있다.

세상에 버린 몸이 견무(畝)에 늙어가니
밖어 일 내모르고 하는 일 무삼일고
이 중에 우국성심(憂國誠心)은 년풍(年豊)을 원하노라.
                                           원풍(願豊)

농인(農人)이 와 이르되 봄왔으니 밭에 가세
앞집의 쇼보잡고 뒷집에 따보내니
두어라 제집부터하랴 남이하니 더욱좋다.
                                              봄(春)

여름날 더울적에 단단히 부리로다
밭고랑 메자하니 땀흘러 따희돗네
어사와 입립신고(粒粒辛苦) 대부분이 알으실고
                                              여름(夏)

가을에 곡식보니 좋고도 좋을세고
내힘의 이룬거시 먹기도 맛이로다
이밖에 천사만종(千駟萬鐘)을 부려 무삼하리오.
가을(秋)

밤이란 사츨꼬고 낮에란 띄를부여
초가집 자바매고 농기점(農器店) 차려스라
내년에 봄온다 하거던 결이 종사하리라
                                                겨울(冬)

새벽빛나자 나셔 백설(百舌)이 소리한다
일거라 아해들아 밭보려 가자스라
밤사이 이슬기운에 얼마나 거런다고 하는가.
                                                아침(晨)

보리밥 지어담고 도토랏 갱이하여
배곱는 농부들은 진시(時)에 먹여스라
아해야 한 그릇 올려라 친히 맛바 보내리라.
                                                낮(午)

서산에 해지고 풀끝에 이슬난다
호미를 들러메고 달띄여 가자스라
이중에 즐거운 뜻을 일어 무삼하리오.
                                                저녁(夕)

3. 해유가(海遊歌)

  해유가의 저자는 김한홍(金漢弘)으로 1877년 영덕군 강구면 하직리 태생이다. 1894년 향중의 시회(詩會)에서 장원을 하는 등 일찍부터 한시(漢詩)에 소질을 보였으며, 국운이 기울자 전국을 방황하다 26세 때인 1903년 진주에서 하와이에서 일할 노무자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에 지원하여 그 길로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그는 하와이에서 노무자로 일하다 대한제국 주(駐)하와이 영사관에 발탁되어 협회부(協會部) 서기로 근무했으며, 1905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에 진출하여 장사를 하다가 1908년 귀국, 향리에서 칩거하다 일생을 마쳤다.
   해유가(海遊歌)는 김한홍이 1903년 12월부터 1908년 8월까지 미국 하와이로부터 시작되는 외국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한 것을 기록한 것으로 한양대 국문학과 박노준 교수가 한국학회에서 발행하는 한국학보(韓國學報) 64호에 가사의 전문을 실어 「미국의 실상을 정확하게 보고 쓴 국내 유일의 국한문혼용 미국 기행기사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 작품에는 20세기 초 미국 사회의 발전상은 물론 외국의 도움을 받아 근대화를 서두른 일본의 위력을 소개하고 이런 나라들에 비해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는 구한말 우리나라의 딱한 실상이 가사의 형식을 빌려 잘 묘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당(草堂)에 혼자누워
자가사(自家事) 생각(生覺)하니
심신(心神)니 묵란(默亂)하고
의사(意思)가 불평(不平)하다
나도사 이를망뎡
사부굴택(士夫窟澤) 영이남(嶺以南)에
고가세족(古家世族) 후예(後裔)로서
연영장근(年令將近) 삼십(三十)토록
사업(事業)니 무어시며
행색(行色)니 무어신가
한사패호(寒士號) 하얏쓴니
안빈수도(安貧守道) 하기슬코
청운지로(靑雲之路) 미개(未開)하니
미계가성(未繼家聲) 수치(羞恥)롭고
묘당안위(廟堂安危) 전매(全昧)하니
국민자격(國民資格) 참치(恥)하고
창생곤난(蒼生困難) 미제(未濟)하니
장부행색(壯夫行色) 니안일쇠
하지일(夏之日) 동지야(冬之夜)에
포침사여(抱枕思廬) 불매(不)로다
우주중간(宇宙中間) 일장부(一丈夫)로
무쓴사업(事業) 의당(宜當)할가
강호승지(江湖勝地) 차자가서
음풍농월(吟風弄月) 하자하니
시중천자(詩中天子) 이청련(李靑蓮)니
채석강(采石江)에 먼저갓고
계마고루(繫馬高樓) 수류(垂柳)하고
십천두(十千斗) 술먹짠니
장안유협(長安遊俠) 소년(少年)드리
신등점(新登店)에 취해갓고
풍대월사(風坮月) 호명구(好名區)에
창서시회(暢敍詩懷) 하자하니
봉황대(鳳凰坮) 황학루(黃鶴樓)에
이한문장(李漢文章) 진뇌갓고
청계백석(淸溪白石) 흐른무뢰
탁영(濯纓)니나 하자하니
무지(無知)한 어부(漁夫)드리
완이이소(宛爾而笑) 하기쉽고
운심산중(雲深山中) 차자드러
채약(採藥)이나 하자하니
송하동자(松下童子) 속객(俗客)하니
언사채약(言師採藥) 하기쉽고
주지강호(洲地江湖) 눈찬고되
고기낙끼 하자하니
동강수(桐江水) 칠리탄(七里灘)에
엄자릉(嚴子陵) 안자닛고
시상촌(柴桑村) 드러가서
채국무송(採菊撫松) 하자하니
진처사(晋處士) 도연명(陶淵明)니
율리촌(栗里村)에 먼저갓고
삼강오호(三江五湖) 조흔무뢰
여객범유(與客泛遊) 하자하니
적벽강(赤壁江) 추야월(秋夜月)에
소자첨(蘇子瞻) 지뇌갓고
고산유협(高山幽峽) 드러가서
음독상류(飮犢上流) 하자하니
영수(潁水)물 말근시뇌
소부허유(巢父許由) 먼저갓고
무릉원(武陵源) 차자드러
세외소식(世外消息) 막자하니
어주자(漁舟子) 춘광(春光)따라
인간누설(人間漏泄) 하기쉽고
봉래영주(蓬萊瀛洲) 드러가서
안기적송(安期赤松) 차자하니
장자방(張子方) 일거후(日去後)에
진연(眞緣)니 막막(漠漠)하고
춘의춘복(春衣春服) 조흔풍채(風采)
등산임수(登山臨水) 하자하니
송(宋)나라 임양영숙(臨陽永叔)
뇌먼저 지뇌갓고
운담풍경(雲淡風輕) 조흔나뢰
방화수유(訪花隨柳) 하자하니
정명도(程明道) 정선생(程先生)니
전천(前川)에 이과(已過)힛고
고송유수(古松流水) 백학관(白鶴觀)에
위기소일(圍棋消日) 하자하니
무단(無端)히 속객(俗客)왓서
난가환향(爛柯還鄕) 하기쉽고
천조(天朝)에 배안(拜顔)하고
국가사(國家事 삼여(參與)찬니
천애막막(天涯漠漠) 해궁향(海窮鄕)에
왕화낙낙(王化落落) 미급(未及)니요
부급사문(負師門) 다시하야
기두구업(頭舊業) 갱종(更從)찬니
양선정(兩先正) 오현(五賢)집에
불가가어(不可加於) 유풍(遺風)니며
유선(有善)업는 곡직(曲直)으로
남노시비(南老是非) 보기슬코
초야(草野)에 뭇처안자
고우과농(牛課農) 하자하니
탐관오사(貪官汚吏) 잡유(雜類)드리
잔민학정(殘民虐政) 심증(心憎)나고
서창(西窓)에 도라안자
송궁문(送窮文) 낭독(朗讀)찬니
재방(在傍)한 친교(親交)들계
궁배교농(窮輩弄) 듯기슬코
압남산(南山) 수무전(數畝田)에
하서종두(荷鋤種荳) 하자하니
신식(新式)이니 갱장(更章)이니
무명잡설(無名雜說) 귀찬하고
주사청루(朱舍靑樓) 가무연(歌舞筵)에
휴수가인(携手佳人) 노자하니
문명(文明)한 차시대(此時代)예
탕가자(蕩家子)가 수치(羞恥)롭고
서산(西山)에 놉피올나
채미곡(採微曲) 부르잔니
무지(無知)한 후인(後人)드리
협애평론(陜隘評論) 하기쉽고
초당춘풍(草堂春風) 적막(寂寞)한되
고침가모(高枕假) 하자하니
경도(京都)가 칠백리(七百里)라
차자오리 뉘기시며
장솔삼군(奬率三軍) 다시하야
북정중원(北征中原) 하자하니
인물(人物)이 업서시니
부종자(附從者)가 뉘기시며
직언소(直言疎) 다시지어
척왜거아(斥倭拒俄) 하자하니
입육세(卄六歲) 백두(白頭)로서
천안진노(天顔震怒) 송구(悚懼)하고
세상사(世上事) 불관(不關)하고
행음택반(行吟澤畔) 하자하니
굴삼여(屈三閭)의 만고충혼(萬古忠魂)
어복중(魚腹中)에 가연(可憐)하고
천봉만학(千峯萬壑) 기푼고되
태을경(太乙經) 숙독(宿讀)찬니
한묵종사(翰墨從事) 니뇌몸니
혹세패호(惑世號) 하기쉽고
죽리관(竹裡) 깁피안자
경세금(警世琴) 타자하니
혼야건곤(昏夜乾坤) 동족(同族)드리
지음자(知音者)가 뉘기련고
천사만여(千思萬慮) 전전(轉輾)하야
할니리 바히업뇌
홀연(忽然)니 생각(生覺)하니
일편심선(一片心線) 장구(將驅)로다
삼천리(三千里) 근화강산(槿花江山)
제성(帝城)니 주장(主張)닌되
근래낭문(近來朗聞) 드러본니
외국인물(外國人物) 충만(充滿)하야
정부권리(政府權利) 자바들고
천만사(千萬事) 주관(主管)니라
이천만(二千萬) 빈빈인사(彬彬人士)
사람니 업서ㅅ던가
수사유풍(洙泗遺風) 아동방(我東方)
만이노예(蠻夷奴隸) 되단말가
분심(憤心)니 격장(激腸)하야
관망(觀望)자로 가자서라
궐명일(厥明日) 치장(治裝)하야
서울노 차자갈쇠
화성부(花城府) 드러가서
관왕묘(關王廟) 봉심(奉尋)하고
영호루(映湖樓) 올나보니
천년고적(千年古蹟) 장(壯)하도다
그길노 떠나가서
용궁읍(龍宮邑) 도달(到達)하야
고사(古事)를 추념(追念)하니
창회(懷)가 무궁(無窮)니라
십리남변(十里南邊) 무이촌(武夷村)은
선조비(先祖) 유허지(遺虛地)라
인망(人亡) 여고택(餘古宅)니
오늘에 니름닌가
해군매각(該郡梅閣) 차자드러
장봉환씨(張鳳煥氏) 차자하니
구의(舊誼)을 담화(談話)하야
수초(酬酢)니 친절(親切)하다
객지인사(客地人事) 사정(私情)아라
노자(路資)까지 보조(補助)로다
그고서 유숙(留宿)하고
궐명일(厥明日) 등정(登程)니라
금호성(錦湖城) 진나가서
푸실골 다다른니
강산(江山)도 조흘시고
수석(水石)도 명려(明麗)하다
협리(峽裏)예 교귀정(交歸亭)은
경상관찰(慶尙觀察) 체귀소(遞歸所)라
암간(岩間)에 흐른 용추(龍湫)
여산폭포(廬山瀑布) 방불(彷佛)하다
조령삼문(鳥嶺三門) 지난후(後)에
충주(忠州)ㅅ당 당도(當到)하니
정신(精神)니 숙연(肅然)하고
심사(心事)가 창감(憾)니라
노변(路邊)에 고비각(高碑閣)은
임장군(林將軍)의 충열사(忠烈祠)라
다갓튼 고품인사(高稟人事)
니다지 굉장(宏壯)할가
대명충신(大明忠臣) 조선효자(朝鮮孝子)
비면(碑面)에 고각(高刻)니라
단월강(丹月江) 건너가서
탄금대(彈琴坮) 바라보니
어호(於乎)라 신장사(申壯士)여
당년(當年)에 불행(不幸)
배수진(背水陣) 그릇드러
천고무공(千古無功) 되단말가
그길노 바로떠나
배태령(拜退岺) 다다른니
전형(典刑)니 완연(宛然)하고
장석(丈碩)니 의희(依)하다
이퇴계(李退溪) 노선생(老先生)니
니고되 배퇴(拜退)한되
수삼일(數三日) 행역(行役)하야
황성(皇城)에 도착(到着)니라
숭예문(崇禮門) 드러가며
대묘동(大廟洞) 차자가서
김과장(金課長) 반겨만나
수개일(數個日) 유연(留連)니라
주회(周回)를 완상(玩賞)할죄
무비(無非)다 상심(傷心)니라
광화문(光化門) 육조(六朝)거뢰
잡초(雜草)가 비비(菲菲)하고
보신각(普信閣) 옛집압페
흑복(黑服)니 횡행(橫行)니라
북악산(北嶽山) 느즌 송백(松栢)
만상(萬像)니 처창(悽)하고
자하동(紫霞洞) 흐른무른
탄성(歎聲)니 오인(嗚因)니라
춘당대(春塘坮) 황계하(荒下)에
만국(晩菊)니 수색(愁色)니요
경회루(慶會樓) 화량상(畵樑上)에
제조(啼鳥)만 쌍쌍(雙雙)니라
정부시세(政府時勢) 드러보니
억절경새(臆絶塞) 절노된다
일어능자(日語能者) 품직(品職)니고
아어선통(俄語善通) 대관(大官)니라
여아하향(如我遐鄕) 한사(寒士)로서
비제형세(比諸形勢 언론(言論)컨된
일임로(一任路)도 무계중(無中)에
구구추세(區區追勢) 비원(非願)니라
반이사지(返而思之) 영대(靈坮)하니
당비주(非晝) 출기양(出伎兩)가
파제만사(罷除萬事) 몽외(夢外)하고
막여경가(莫如耕稼) 출양(出陽)니라
김과장(金課長) 작별(作別)하고
회정(回程)를 하려하니
물색(物色)도 처양(悽凉)하고
풍경(風景)도 소슬(瀟瑟)하다
남산잠두(南山頭) 낙엽성(落葉聲)은
소소(蕭蕭)하게 상심(傷心)니요
한강상(漢江上) 교교추월(皎皎秋月)
연연(憐憐)하게 소회(訴懷)로다
회정(回程)한 수일(數日)만에
조령(鳥嶺)를 다시넘어
문경읍(聞慶邑) 유숙(留宿)하고
야성(野城)를 나려올제
닛때예 광풍심선(狂風心線)
다시곰 생각(生覺)하니
경남진주(慶南晋州) 조탄마른
전일(前日)에 드름니라
긔시한번 나온기뢰
구경(求景)하고 가자서라
망혜단공(芒鞋短) 느지드러
진양(晋陽)를 나려갈쇠
소경(所逕)에 허다광경(許多光景)
다엇지 기록(記錄)하리
함창읍(咸昌邑) 찬란(燦爛)하고
상주읍(尙州邑) 굉장(宏壯)하다
고영군(高靈郡) 유숙(留宿)하고
개령읍(開寧邑) 역로(歷路)로다
성주대읍(星州大邑) 완상(玩賞)하고
삼가협천(三嘉峽川) 지낫ㅅ도다
절후(節候)난 언제련가
ㅅ되마참 소춘(小春)니라
팔백리(八百里) 장단정(長短程)에
한설(寒雪)니 비비()하다
며칠간 수고(手苦)하야
진주부(晋州府) 도달(到達)하니
어저차 니산수(山水)여
영남형승(嶺南形勝) 제일(第一)니라
촉석루(矗石樓) 올나간니
안계(眼界)가 회회(恢恢)로다
루전(樓前)에 쌍비각(雙碑閣)은
삼장사(三壯士)의 공훈(功勳)닌가
성하(城下)에 의기사(義妓祠)난
논개(論介)의 충절(忠節)일뇌
판상(板上)에 사구시(四句詩)난
학봉선생(鶴峯先生) 수택(手澤)닌가
미두(楣頭)에 육대자(六大字)난
고인(古人)의 필적(筆蹟)니라
화동(畵棟)에 사구주연(四句珠聯)닌가
신청천(申靑泉) 걸작(傑作)닌가
선화당(宣化堂) 차자가서
민상국(閔相國)(형식-衡植) 통자(通刺)하니
구의(舊誼)가 중중(重重)하야
수접(酬接)니 관곡(款曲)하다
감리영(監理營) 차자드러
한진직(韓鎭稷) 차자보니
김과장(金課長) 소개(紹介)바다
대접(待接)도 다정(多情)하다
김병필(金秉泌) 차자보니
음향정의(陰鄕情誼) 우별(尤別)니라
김병필(金秉泌) 주선(周旋)르로
양지위원(量地委員) 찬용(撰用)니라
다소(多小)한 월봉(月俸)으로
객지경과(客地經過) 종편(從便)니라
니리저리 송일(送日)하자
수삼삭(數三朔)니 잠깐니라
향회(鄕懷)가 도도(挑挑)하야
회정(回程)을 하려할제
최진사(崔進士) 춘오군(春五君)니
날다려 하는마리
세계(世界)예 상등국(上等國)니
영미법덕(英米法德) 그안닌가
미국행(米國行) 금번로(今番路)가
천재(千載)예 득일시(得一時)니
년부력강(年富力强) 니사람아
여아동반(與我同伴) 가여하(可如何)오
여역만근(余亦挽近) 이래(以來)로
상시지탄(傷時之歎) 통장(痛腸)니라
광풍(狂風)에 쓰닌마음
몽취중(夢醉中)에 허락(許諾)니라
불일간(不日間) 속장(束裝)하야
동래(東萊)로 나려갈쇠
창원마포(昌原馬浦) 나려가서
화륜선(火輪船) 잡바타고
웅천군(熊川郡) 엽헤두고
김해읍(金海邑) 건너보고
순식간(瞬息間) 가는뵈가
부항(釜港)에 도박(到泊)니라
영가대(永嘉坮) 놉피올나
좌우(左右)를 살펴보니
항해(港海)도 기가(奇佳)하고
풍경(風景)도 장관(壯觀)니라
동왜관(東倭館) 서청관(西淸)은
상망(相望)히 버러닛고
화륜선(火輪船) 자륜차(自輪車)는
수륙(水陸)에 횡행(橫行)일뇌
오륙도(五六島)도 열립(列立)하니
무산십이(巫山十二) 의희(依稀)하고
쫤쫤 널넛쓰니
소상동정(瀟湘洞庭) 방불(彷佛)하다
동래(東萊)가 봉래(蓬萊)갓고
부산(釜山)니 삼산(三山)니라
방인(傍人)니 하는말니
일본행선(日本行船) 명일(明日)니라
명일(明日)니 금일(今日)되야
화륜선(火輪船) 놉피올나
사공(工)은 기계(器械)젓고
함장(艦長)은 방우(方隅)바서
대마도(對馬島) 임박(臨迫)하야
부항(釜港)을 도라보니
취중(醉中)에 일편본정(一片本情)
창회(懷)가 새롭ㅅ거다
우주간(宇宙間) 남아지사(男兒之事)
역외일유(域外一遊) 상사(常事)로되
통사절(通仕節) 안니어던
사신(使臣)으로 가단말가
봉명장(奉命將) 안니어던
정벌(征伐)하로 가단말가
추세자(追勢者)가 안니어던
유학(遊學)하로 가단말가
수연(雖然)니나 여지금행(余之今行)
혹비이사(或非異事) 금고(今古)로다
만고대성(萬古大聖) 공부자(孔夫子도
주유천하(周遊天下) 하여시고
이십년(二十年) 사마천(司馬遷)도
남유강한(南遊江漢) 하여닛고
신청천(申靑泉) 신진사(申進士)도
해유록(海遊錄) 지엇ㅅ거던
하물며 차시대(此時代)예
좌정관천(坐井觀天) 오이목(吾耳目)니
부지중(不知中)에 십출(十出)하야
세외열남(世外閱覽) 질겨하야
생존경쟁(生存競爭) 장(場)을 막고
우승열패(優勝劣敗) 이치(理致)아라
장환향(將還鄕) 하는나뢰
해외풍속(海外風俗) 자랑하면
신구학문(新舊學文) 양겸(兩兼)으로
포의한사(布衣寒士) 장관(壯觀)니라
반이사지(反以思之) 영대(靈臺)하니
조관회어(粗寬懷於) 흉중(胸中)니라
살때갓치 가는뵈가
한정(限定)업싯 뛰웠는데
초수오수(楚水吳水) 열역(閱歷)니고
삭풍새우(朔風塞雨) 신음(呻吟)니라
경도(鯨濤)는 만경(萬頃)니고
악랑(鰐浪)은 천장(天丈)니라
행선(行船)한 일야(一夜)만에
마관항(馬關港) 구경(求景)하니
마항(馬港)은 벽촌(僻村)니요
부산(釜山)은 포구(浦口)로다
마관(馬關)서 배을타고
신호항(新戶港) 차자갈쇠
장기도(長崎島) 엽헤두고
광도현(廣島縣) 건너보며
림림총총(林林蔥蔥) 굴둑대는
화가산(花加山) 농촌(農村)닌가
연월리(烟月裡)예 즐비가옥(櫛比家屋)
내지현(奈知縣) 천실(室)니라
이주야(二晝夜) 지뇌후(後)에
신호항(新戶港) 도착(到着)하니
기기괴괴(奇奇怪怪) 별풍경(別風景)은
필설(筆舌)노도 난기중(難記中)에
필(筆)되강 전(傳)할마리
평사백리(平沙百里) 총인가(摠人家)라
하육(下陸)한지 수일(數日)만에
또다시 등선(登船)니라
이주야(二晝夜) 지난후(後)에
횡빈항(橫賓港) 저박(抵泊)니라
대단(大端)하다 물색(物色)니여
안계(眼界)가 부족(不足)이라
십여층(十餘層) 금석각(金石閣)은
영국인(英國人)의 제택(第宅)니요
십자가로(十字街路) 낙역철로(絡繹鐵路)
미국인(米國人)의 부설(敷設)니라
동경(東京)은 지척(咫尺)니요
대판(大坂)은 조격(阻隔)니라
호지(胡地)예 무화초(無花草)난
그뉘귀 오설(誤說)닌가
이월상순(二月上旬) 풍설중(風雪中)에
화수(花樹)가 농농(濃濃)하다
인물(人物)은 이색(異色)닌나
세계(世界)는 선명(鮮明)하다
수월일(數月日) 유연후(留連後)예
미국선(米國船) 발행(發行)니라
몽고리(蒙古里)야 사대선(四大船)에
기아일신(寄我一身) 표묘(漂渺)니라
만경창파(萬頃滄波) 뛰워논니
일엽편주(一葉片舟) 요요(搖搖)하다
삼주야(三晝夜) 지난후(後)에
한고되 도착(到着)하니
사승납(似僧衲) 삼개봉(三箇峯)니
해상(海上)에 올올(兀兀)한데
무인가(無人家) 해중산(海中山)에
연화(烟火)가 만응(滿凝)긔로
의아(疑訝)가 자생(自生)하야
주자(舟子)의게 아라보니
그산(山)니 화산(火山)닌되
사시(四時)로 저러니다
기절(奇絶)하고 희한(稀罕)하다
니엇찐 이수(理數)련가
무륙지(無陸地) 대양중(大洋中)에
장시화광(長時火光) 니왼일고
쉬지안코 가는 배가
십여일(十餘日)니 거의토록
산육(山陸)은 본(本)되업고
창천(蒼天)과 성해(聖海)로다
얼마쯤 가다가서
또한곳 도착(到着)하니
경도악랑(鯨濤鰐浪) 묘망(杳茫)한되
한편을 건너본니
기광척(幾廣尺) 천애수(天涯水)가
수세(水勢)가 탕양(湯陽)하야
풍랑(風浪)은 본데업고
비단빛치 명랑(明朗)커널
주자(舟子)가 하난마리
저고즐 아란는가
고사(古史)에 전(傳)한말과
약수천리(弱水千里) 저고지라
암ㅅ족히 생각(生覺)하니
니고지 어데련가
서천(西天)니 가즉한가
약수(弱水)가 니왼일고
다시곰 자세(仔細)보니
기절(奇絶)하고 희귀(稀貴)하다
호호양양(浩浩洋洋) 대해중(大海中)에
청벽수(靑碧水)로 분간(分間)닌데
기광(其廣)은 기하(幾何)오매
기장(其長)은 얼마련가
단뎡알기 어려우나
거대(擧大)강 짐작하니
광불과(廣不過) 사오리(四五里)오
기장(其長)은 천여리(千餘里)라
기중(其中)에 묘망(杳茫)한일
인작(人作)닌가 천작(天作)닌가
약수변(弱水邊) 거로중(去路中)에
전화목(電火木)을 서원는데
전화목(電火木) 매매상(每每上)에
유리등(琉璃燈)을 고게(高揭)로다
그소유(所由) 아라보니
인재(人才)도 난측(難測)니라
약수중(弱水中)에 쇠가들면
행선(行船)하기 상난(尙難)키로
석야간(夕夜間)에 배가가면
괘등(掛燈)마다 명랑(明朗)하야
약수해수(弱水海水) 분간(分間)하야
행로종변(行路從便) 함미로다
창파만리(滄波萬里) 원원중(遠遠中)에
화광상통(火光相通) 장관(壯觀)니라
오동방배(吾東方輩) 도(道)로난
탈이불급(脫履不及) 차조화(此造花)라
그구경(求景) 다한후(後)에
수질(水疾)은 태심(太甚)하고
객회(客懷)는 묘비(杳沸)하야
소풍차(溯風次)로 상함(上艦)하니
의외(意外)예 백수미인(白首米人)
함두(艦頭)에 안잣ㅅ다가
반겨하며 하는마리
거주성명(居住姓名) 아슨니다
암ㅅ속니 반값도다
황백인(黃白人)니 초면(初面)일세
모양(貌樣)은 미인(米人)니나
언어(言語)는 한인(韓人)니라
나역시(亦是) 한국(韓國)가서
육년유학(六年遊學) 하고와소
성명(姓名)은 임무길(林武吉)니요
년광(年光)은 육십(六十)니라
미미()한 양설화(兩說話)로
종용상화(從容相和) 하자하니
저사람 하는마리
나도년전(年前) 귀국(貴國)가서
적년유학(積年遊學) 하자하니
한국풍속(韓國風俗) 대강(大綱)아오
사농공상(士農工商) 귀천(貴賤)두고
상중하(上中下) 분간(分間)닌데
좌하(座下)모양 자세(仔細)보아
선비행색(行色) 분명(分明)니라
학우등사(學優登仕) 일너쓰니
벼실도 의당(宜當)하고
동양대성(東洋大聖) 공부자(孔夫子)라
유필유방(遊必遊方) 정대훈(正大訓)은
니거슬 다버리고
만리역외(萬里域外) 니왼일고
군언(君言)도 역복가(亦復佳)하나
지기일(知其一) 미지일(未知一)니라
좌정관천(坐井觀天) 일넛쓰니
해외유람(海外遊覽) 의일(宜一)니요
각국상통(各國相通) 하얏쓰니
동서유학(東西遊學) 의일(宜一)니오
풍마우습(風磨雨濕) 닐엇쓰니
천애고열(天涯苦閱) 의일(宜一)니라
저사람 하는마리
자언(子言)니 유유(唯唯)하다
삽시간(時間) 장면(將面)으로
분로(分路)하기 상난(相難)하나
피지간(彼地間) 거로(去路)달아
창연(然)니 설회(說懷)로다
그리저리 소일(消日)되야
십오일(十五日)니 거의로다
한고되 도박(到泊)하니
평명(平明)니 효두(曉頭)된데
선중(船中)니 분효(紛曉)키로
원천(遠天)을 건너보니
의희(依稀)한 운무중(雲霧中)에
일고산(一高山)니 흘립(訖立)니라
차지(此地)가 나변(那邊)닌가
포와국(布國) 미령(米領)니라
시원하고 반가워라
육지(陸地)가 반갑도다
선창(船艙)에 반겨나려
사고(四顧)를 살펴보니
형형색색(形形色色) 별풍경(別風景)은
치지일변(置之一邊) 고사(姑舍)하고
잇ㅅ때가 언제련가
갑신이월(甲辰二月) 칠일(七日)니라
이월획도(二月獲稻) 니왼일고
한식박조(寒食剝棗) 가관(可觀)니라
유리경(琉璃鏡) 창문(窓門)밧제
파초실(芭蕉實) 개개(個個)하고
금옥루(金玉樓) 석계하(石下)에
고초(枯草)나무 낙낙(落落)하다
자충차(自衝車) 전동차(電動車)는
가로(街路)에 낙역(絡繹)하고
전어선(電語線) 전보사(電報絲)난
반공(半空)예 선만(滿)니라
동금옥(東金屋) 서옥루(西玉樓)난
제향(帝鄕)니 의희(依稀)하고
공중누각(空中樓閣) 해상대(海上臺)난
옥경(玉京)니 여사(如似)하다
안기적송(安期赤松) 주인(主人)닌가
난가산(爛柯山)니 방불(彷彿)하다
침상춘몽(枕上春夢) 잠ㅅ관니뤄
괴안국(槐安國) 드롸ㅅ던가
송은집(松隱集)를 낭독(朗讀)타가
화신국(花神國)을 차자완나
집집니 부호자(富豪子)오
처처(處處)에 연월(烟月)니라
한열(寒熱)니 업서쓰니
동하(冬夏)를 난변(難辨)니요
동서(東西)가 원격(遠隔)하니
주야(晝夜)가 상좌(相左)로다
인물(人物)은 엇ㅅ더턴고
준고모황(準高毛黃) 백인(白人)니요
인심(人心)은 엇ㅅ더턴고
극량관후(極良寬厚) 순속(淳俗)니라
주동문(晝同文) 선배언(先輩言)니
관어금일(觀於今日) 낭설(浪說)니라
차지문번(此地文法) 달나쓰니
을자본문(乙字本文) 이육자(卄六字)라
언어(言語)가 판이(辦異)하니
교접(交接)니 비편(非便)하고
문자(文字)가 상수(相殊)하니
통정(通情)니 상난(尙難)하다
니곳서 한국(韓國)가기
리수(里數)가 얼마련가
방인(傍人)니 하는마리
만구천리(萬九千里) 중격(中隔)니라
다시곰 생각(生覺)가
창회(懷)가 절노나네
창망(滄茫)한 운무(雲霧)밧제
어데지음 고국(古國)닌가
오비명월(吳妃明月) 몽상(夢想)니고
초산수우(楚山愁雨) 상심(傷心)
사가보월(思家步月) 입청소(立淸)는
두자미(杜子美)의 한탄(恨歎)닌가
태행간운(太行看雲) 망고국(望古國)은
적인걸(仁傑)의 객회(客懷)로다
전후(前後)가 낙낙(落落 )하니
거유(去留)을 내하(奈何)련고
부득이(不得已) 유련(留連)하니
달가고 날갓ㅅ도다
어언간(於焉間) 부류광음(付流光陰)
갑신지월(甲辰至月) 잇ㅅ때로다
ㅅ둣밧에 우편배달(郵便配達)
일봉가서(一封家書) 득(得)하거날
창황(蒼黃)니 바다들고
차래(次來)로 완독(玩讀)하니
조문석여(朝門夕閭) 나의심사(心事)
너는분명(分明) 아라슬나
파제만사(罷除萬事) 속장(束裝)해라
숙부주(叔父主)의 기서(寄書)로다
ㅅ도한봉(封) 헤처보니
외가서(外家書)가 지중(至重)하다
도운서우(島雲嶼雨) 수방이역(殊方異域)
수토(水土)도 상수(相殊)하고
천애지각(天涯地各) 황사백퇴(黃沙白堆)
거처음식(居處飮食) 다울지라
일천지하(一天之下) 우리숙질(叔侄)
각천인사(各天人事) 여작(如作)하니
우리눈님 외내분(外內分)은
자식(子息)닛ㅅ다 하겠는가
어서밧비 회정(回程)해라
내구주(內舅主)의 필적(筆蹟)니라
편지축()을 쥬어모와
안상(案上)에 두려할제
엇ㅅ더한 언문(諺文)편지
피봉(皮封)속에 드러ㅅ거날
눈물을 억제(抑制)하고
자세(仔細)히 부쳐보니
굿ㅅ부다 오라하야
전생(前生)에 무쓴죄(罪)로
고자(孤子)한 우리남매(妹)
니생에 부쳐나서
초년(初年)에 부모(父母)일코
상의상탁(相依相托) 하랴ㅅ던니
만리국(萬里國)에 각거(各居)하야
생사존망(生死存亡) 모로는가
어서밧비 환고(還古)하야
생전일면(生前一面) 하사니다
이편지 뉘기련가
신매아(申妹阿)의 수필(手筆)니라
ㅅ도한장 들고보니
보기다사 차마슬타
너무하오 저군자(君子)난
그다지도 범범(泛泛)할가
부모신영(父母神靈) 처량(凄凉)하고
첩(妾)의신명(身命) 가련(可憐)하다
적적무인(寂寂無人) 서당(書堂)밧제
주인(主人)찬는 허다(許多)손님
문외배회(門外徘徊) 모혀서서
동문수학(同門受學) 옌말하고
희소비창(喜笑悲) 상담(相談)타가
할일업서 도라서며
사중길일(四中吉日) 가절(佳節)마다
소년행락(少年行樂) 닛ㅅ건마는
엇지하야 저군자(君子)는
천애낙낙(天涯落落) 절역국(絶域國)에
무쓴낙(樂)이 그리조화
거이불반(去以不返) 작정(作定)닌가
천금일신(千金一身) 안보(安保)하와
하로밧비 환고(還古)하오
그편지 뉘기련고
안헤의 눈물일내
석목(石木)안닌 간장(肝腸)으로
누수(淚水)가 자연(自然)니라
수로(水路)가 면만리(萬里)라
회정(回程)하기 쉬울손가
사고무친(四顧無親) 일여객(一旅客)니
주접무처(住接無處) 방황(彷徨)턴니
희봉(喜逢)하니 고국일교(古國一交)
생로(生路)을 인도(因導)하되
영사관(領事館) 협회부(協會部)에
서기명색(書記名色) 참여(參與)로다
소봉(所俸)도 풍유(豊裕)하니
거처(居處)도 종편(從便)하다
어언간(於焉間) 역려광음(逆旅光陰)
칠팔삭(七八朔) 잠관니라
분(憤)하다 을사년(乙巳年)에
국권추락(國權墜落) 니왼일고
영사관(領事館) 협회부(協會部)를
무난(無難)히 철폐(廢)로다
분기충장(憤氣充腸) 차종사(此踪事)을
호소(呼訴)할곳 어데련고
불승분장(不勝憤腸) 서름지어
통탄(痛歎)하고 도라서서
불일간(不日間) 속장(束裝)하야
미경(米京)을 드러갈제
오주야(五晝夜) 행선(行船)하야
미상항(米桑港) 도착(到着)하니
다른말 다던지고
리수(里數)을 상고(詳考)하니
포와(布)는 이만리(二萬里)요
미경(米京)은 만여리(萬餘里)라
방언(方言)도 약통(略通)
풍속(風俗)도 데강아라
할일이 바히업서
상업(商業)으로 개로(開路)하니
사농공상(士農工商) 평등(平等)하니
행세(行世)하기 종편(從便)하고
여수상(與受上)이 유규(有規)하니
매매(賣買)하기 우호(尤好)로다
인간(人間)에 별천지(別天地)가
정시차(正是此) 미국(米國)니라
고인(古人)의 전(傳)한마리
해우신선(海中神仙) 니ㅅ다던니
니고즐 뉘가보고
인간(人間)에 오전(誤傳)닌가
금대옥각(金臺玉閣) 수십층(數十層)은
염라부(閻羅府)도 부당(不當)하고
공평정직(公平正直) 풍속범률(風俗法律)
보살계(菩薩界)도 기연미연(其然未然)
착산통도(鑿山通道) 인곡가교(谷架橋)
천리대륙(千里大陸) 조석왕환(朝夕往還)
용철위항(用鐵爲航) 인전위계(引電爲械)
만리호양(萬里浩洋) 무난내왕(無難來往)
정부계(政府界) 도라보니
요순세계(堯舜世界) 여게로다
전자전손(傳子傳孫)안코
사년식(四年式) 체임(遞任)하니
물론남녀(勿論男女) 노소(老小)하고
취기인재(取其人才) 임직(任職)니라
도로수축(途路修築) 하는법(法)은
광활(廣闊)하게 마련(磨鍊)하야
마차화차(馬車火車) 통행(通行)하니
남부여대(男負女戴) 본무(本無)로다
고아원(孤兒院) 제중원(濟衆院)에
치료비(治療費)가 풍후(豊厚)하니
물론수모(勿論誰某) 가로상(街路上)에
긍측병인(矜惻病人) 영무(永無)하고
상중하(上中下) 각학교(各學校)에
권학(勸學)니 엄절(嚴切)하니
무론이아(無論爾我) 우열(愚劣)하고
전무식(全無識)을 난견(難見)니요
유일자(遊逸者)를 처벌(處罰)하니
빈한인(貧寒人)니 본무(本無)하고
장충절(奬忠節)니 극심(極甚)하니
애국성(愛國誠)니 각자(各自)로다
실업상(實業上)을 권면(勸勉)하니
가급인족(加給人足) 도처(到處)로다
전제정치(專制政治) 불시(不施)하니
만락천촌(萬落千村) 연월(烟月)니요
즐겁기넌 뒷결지고
감회(感悔)가 니왼일고
중류(中流)에 정선(停船)하고
병인유무(病人有無) 검사(檢査)할제
의학사(醫學士)가 뉘기련고
대판아(大阪兒)가 나오더다
항두(港頭)에 반겨나려
행장(行裝)을 검열(檢閱)할제
해관주인(海關主人) 뉘기련고
명치년오(明治年號) 문패(門牌)로다
음적적혜(音寂寂兮) 청금(靑衿)니고
어양양자(語洋洋者) 흑치(黑齒)로다
대성욕문(大聲欲問) 동족(同族)드라
엇지하야 니지경(地境)고
삼천리(三千里) 금수강산(錦繡江上)
지영(地靈)니 부족(不足)ㅅ던가
심원의마(心猿意馬) 저분드라
치진난퇴(治進亂退) 무란야(無也)아
상화하목(上和下睦) 수천년(數千年)에
태평무사(泰平無事) 할때예는
선정후예(先正後裔) 뇌안닌가
국가주석(國家柱石) 자칭(自稱)하고
고관대직(高官代職) 독천(獨擅)하며
정부권리(政府權利) 주장(主張)하야
궁심지지(窮心志之 소락(所樂)으로
무소불위(無所不爲) 임의(任意)타가
유사(有事)하는 금일(今日)에야
추어(鰍魚)갓치 모누(謀漏)하니
대성일문(大聲一問) 오배(吾輩)드라
수원수우(誰怨誰尤) 다시할고
향창산이(向蒼山而) 욕문(欲問)하니
창산(蒼山)니 무어(無語)하고
임청계이(臨淸溪而) 소회(溯懷)하니
유수(流水)가 오인(嗚咽)니라
밧ㅅ부도다 밧ㅅ부도다
향산고택(鄕山古宅) 차자가기
정차장(停車場) 차자가서
기차(車)에 몸을부처
잠시간(暫時間) 가는기리
삼랑역(三浪驛) 등도(登到)로다
대강(大江)건너 죽림하(竹林下)에
굉걸(宏傑)한 일루각(一樓閣)은
밀양고적(密陽古蹟) 영남루(嶺南樓)가
구면목(舊面目)니 여존(餘存)니라
수분간(數分間) 정유(停留)하야
ㅅ도다시 전진(前進)니라
생현장굴(生峴長窟) 얼넌지나
청도경산(淸道慶山) 잠관니라
평원광야(平原廣野) 얼넌얼넌
달성대구(達城大邱) 도착(到着)니라
층층루교(層層樓橋) 공중루각(空中樓閣)
정차정(停車亭) 장관(壯觀)니라
난목중(亂福中) 풍월(風月)처럼
달성공원(達城公園) 구경(求景)가자
상대(上坮)예 놉피올나
사위(四圍)을 살펴보니
조흘시고 조흘시고
천작명지(天作名地) 니안닌가
수십리(數十里) 일대구(一大邱)에
천가만호(千家萬戶) 즐비(櫛比)한데
위연(然)한 선화당(宣化堂)은
포정구제(布政舊制) 완연(宛然)하고
흘연(屹然)한 연경관(軟慶館)은
신제도(新制度)가 장관(壯觀)니라
대령이남(大嶺以南) 칠십주(七十州)에
제일승지(第一勝地) 잇ㅅ당니라
궐명일(厥明日) 치행(治行)할세
마상(馬上)에 기신(寄身)하야
영천읍(永川邑) 도저(到抵)하야
성중(城中)에 숙소(宿所)하고
일보이보(一步二步) 산보(散步)하야
성외성내(城外城內) 주람(周覽)할제
동서남북(東西南北) 번창시가(繁昌市街)
구주인(舊主人)니 태반(太半)닌데
화량채동(畵樑彩棟) 구양자(舊樣子)난
조양각(朝陽閣) ㅅ분니로다
그길노 다시나와
몰량아화(沒梁阿火) 얼푼진나
건천교(乾川橋) 중화(中火)하고
계림고도(鷄林古都) 차자드러
봉황대(鳳凰坮) 올나가서
첨성대(瞻星臺) 바라보니
일천년(一千年) 고도풍물(古都風物)
옥적성(玉笛聲)니 은은(隱隱)한덧
사십팔(四十八) 왕릉중(王陵中)에
금척(金尺)니 안재지(安在地)오
영지불국(映池佛國) 다시볼가
백율순송(栢栗筍松) 여전(如前)한가
문천역사(汶川逆沙) 어데만야
장사부석(長沙浮石) 장관(壯觀)니라
고왕금래(古往今來) 시인소객(詩人騷客)
멧ㅅ번니나 상심(傷心)닌가
아해(兒孩)야 말모아라
완상(玩償)니 불평(不平)니라
주마가편(走馬加鞭) 체을조차
안강대야(安康大野) 당도(當到)하야
서편(西便)을 바라보니
자옥산(紫玉山)니 놉파닛고
동변(東邊)을 건너보니
양좌동(良佐洞)니 심수(深邃)하다
조흘시고 니지영(地靈)라
장(壯)할시고 니산수(山水)여
동방대현(東方大賢) 회재선생(晦齋先生)
당년(當年)에 유촉지(遺地)라
오백년하(五百年下) 후생(后生)니나
경사(景師)니 무궁(無窮)니라
그길노 다시나서
육현(六峴)옛길 잠관지나
청하읍(淸河邑) 드러가서
해일루(海日樓) 잠관보고
연해빈이(聯海濱而) 로심(路尋)하야
옛집을 차자올세
시절촌(侍節村) 도달(到達)하야
정령선영(井嶺先塋) 올나가서
상하선영(上下先塋) 봉심(奉尋)하니
하회(下懷)가 무궁(無窮)니라
조선음덕(祖先蔭德) 안니더면
아차하면 엇지될지
재막(齋幕)에 나려와서
오요(午)을 참ㅅ관하고
석양주마(夕陽走馬) 총총()ㅅ조차
직천고장(直川古庄) 차자드니
선정산(仙井山)니 의구(依舊)하고
옥녀봉(玉女峯)니 여전(如前)니라
근향정겁(近鄕情) 서서(徐徐)거러
소괴고항(槐古巷) 드러오니
소문객종(笑問客從) 저동자(童子)는
문전행객(門前行客) 모로는덧
대령이남(大嶺以南) 칠십주(七十州)에
제일승지(第一勝地) 잇ㅅ당니라
궐명일(厥明日) 치행(治行)할세
마상(馬上)에 기신(寄身)하야
영천읍(永川邑) 도저(到抵)하야
성중(城中)에 숙소(宿所)하고
일보이보(一步二步) 산보(散步)하야
성외성내(城外城內) 주람(周覽)할제
동서남북(東西南北) 번창시가(繁昌市街)
구주인(舊主人)니 태반(太半)닌데
화량채동(畵樑彩棟) 구양자(舊樣子)난
조양각(朝陽閣) ㅅ분니로다
그길노 다시나와
몰량아화(沒梁阿火) 얼푼진나
건천교(乾川橋) 중화(中火)하고
계림고도(鷄林古都) 차자드러
봉황대(鳳凰坮) 올나가서
첨성대(瞻星臺) 바라보니
일천년(一千年) 고도풍물(古都風物)
옥적성(玉笛聲)니 은은(隱隱)한덧
사십팔(四十八) 왕릉중(王陵中)에
금척(金尺)니 안재지(安在地)오
영지불국(映池佛國) 다시볼가
백율순송(栢栗筍松) 여전(如前)한가
문천역사(汶川逆沙) 어데만야
장사부석(長沙浮石) 장관(壯觀)니라
고왕금래(古往今來) 시인소객(詩人騷客)
멧ㅅ번니나 상심(傷心)닌가
아해(兒孩)야 말모아라
완상(玩償)니 불평(不平)니라
주마가편(走馬加鞭) 체을조차
안강대야(安康大野) 당도(當到)하야
서편(西便)을 바라보니
자옥산(紫玉山)니 놉파닛고
동변(東邊)을 건너보니
양좌동(良佐洞)니 심수(深邃)하다
조흘시고 니지영(地靈)라
장(壯)할시고 니산수(山水)여
동방대현(東方大賢) 회재선생(晦齋先生)
당년(當年)에 유촉지(遺地)라
오백년하(五百年下) 후생(后生)니나
경사(景師)니 무궁(無窮)니라
그길노 다시나서
육현(六峴)옛길 잠관지나
청하읍(淸河邑) 드러가서
해일루(海日樓) 잠관보고
연해빈이(聯海濱而) 로심(路尋)하야
옛집을 차자올세
시절촌(侍節村) 도달(到達)하야
정령선영(井嶺先塋) 올나가서
상하선영(上下先塋) 봉심(奉尋)하니
하회(下懷)가 무궁(無窮)니라
조선음덕(祖先蔭德) 안니더면
아차하면 엇지될지
재막(齋幕)에 나려와서
오요(午)을 참ㅅ관하고
석양주마(夕陽走馬) 총총()ㅅ조차
직천고장(直川古庄) 차자드니
선정산(仙井山)니 의구(依舊)하고
옥녀봉(玉女峯)니 여전(如前)니라
근향정겁(近鄕情) 서서(徐徐)거러
소괴고항(槐古巷) 드러오니
소문객종(笑問客從) 저동자(童子)는
문전행객(門前行客) 모로는덧
대령이남(大嶺以南) 칠십주(七十州)에
제일승지(第一勝地) 잇ㅅ당니라
궐명일(厥明日) 치행(治行)할세
마상(馬上)에 기신(寄身)하야
영천읍(永川邑) 도저(到抵)하야
성중(城中)에 숙소(宿所)하고
일보이보(一步二步) 산보(散步)하야
성외성내(城外城內) 주람(周覽)할제
동서남북(東西南北) 번창시가(繁昌市街)
구주인(舊主人)니 태반(太半)닌데
화량채동(畵樑彩棟) 구양자(舊樣子)난
조양각(朝陽閣) ㅅ분니로다
그길노 다시나와
몰량아화(沒梁阿火) 얼푼진나
건천교(乾川橋) 중화(中火)하고
계림고도(鷄林古都) 차자드러
봉황대(鳳凰坮) 올나가서
첨성대(瞻星臺) 바라보니
일천년(一千年) 고도풍물(古都風物)
옥적성(玉笛聲)니 은은(隱隱)한덧
사십팔(四十八) 왕릉중(王陵中)에
금척(金尺)니 안재지(安在地)오
영지불국(映池佛國) 다시볼가
백율순송(栢栗筍松) 여전(如前)한가
문천역사(汶川逆沙) 어데만야
장사부석(長沙浮石) 장관(壯觀)니라
고왕금래(古往今來) 시인소객(詩人騷客)
멧ㅅ번니나 상심(傷心)닌가
아해(兒孩)야 말모아라
완상(玩償)니 불평(不平)니라
주마가편(走馬加鞭) 체을조차
안강대야(安康大野) 당도(當到)하야
서편(西便)을 바라보니
자옥산(紫玉山)니 놉파닛고
동변(東邊)을 건너보니
양좌동(良佐洞)니 심수(深邃)하다
조흘시고 니지영(地靈)라
장(壯)할시고 니산수(山水)여
동방대현(東方大賢) 회재선생(晦齋先生)
당년(當年)에 유촉지(遺地)라
오백년하(五百年下) 후생(后生)니나
경사(景師)니 무궁(無窮)니라
그길노 다시나서
육현(六峴)옛길 잠관지나
청하읍(淸河邑) 드러가서
해일루(海日樓) 잠관보고
연해빈이(聯海濱而) 로심(路尋)하야
옛집을 차자올세
시절촌(侍節村) 도달(到達)하야
정령선영(井嶺先塋) 올나가서
상하선영(上下先塋) 봉심(奉尋)하니
하회(下懷)가 무궁(無窮)니라
조선음덕(祖先蔭德) 안니더면
아차하면 엇지될지
재막(齋幕)에 나려와서
오요(午)을 참ㅅ관하고
석양주마(夕陽走馬) 총총()ㅅ조차
직천고장(直川古庄) 차자드니
선정산(仙井山)니 의구(依舊)하고
옥녀봉(玉女峯)니 여전(如前)니라
근향정겁(近鄕情) 서서(徐徐)거러
소괴고항(槐古巷) 드러오니
소문객종(笑問客從) 저동자(童子)는
문전행객(門前行客) 모로는덧
망처하기(亡妻下機) 혐인(嫌人)하야
욕언미언(欲言未言) 주저(躊躇)한덧
명월(明月)니 기환(幾換)니며
창상(滄桑)니 기변(幾變)닌가
강산(江山)은 의구(依舊)한데
인물(人物)은 변환(變換)니라
국포재(菊圃齋) 느즌국화(菊花)
국주인(菊主人)을 반겨한덧
노물봉(老勿峯) 창송취백(蒼松翠柏)
옛면목(面目)을 상업(相業)한덧

4. 우국가(憂國歌)

   우국가의 작자(作者)는 박문용(朴文鏞, 1838~1930)으로 본관은 함양, 호(號)는 백천(栢川), 창수면(蒼水面) 삼계(三溪)리 출신으로 수직(壽職)으로 참봉(參奉)을 지냈다.
   이 가사는 저자가 살고 있던 신천의 자연경계를 읊으면서, 1871년 3월 11일에 영해부에서 발생한 「신미년 영해동학혁명」과 갑오동학혁명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어, 당시 영해지역의 동학란의 편린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가사이다.

 
문명(文明)하신 산간에
파옥수간(破屋數間) 있었으랴
별경자와 찰한지라
거룩할사 지화로다
유좌묘향정형(卯向正形)이라
천지(天地)로 솟은 물이
석천(石泉)에 맑았으니
산세 더욱 좋을시고
이 옥계 앞에 두고
오죽단(烏竹壇) 뒤에 두고
옥녀(玉女)자는 금반으로
원메에 진봉하고
신선한 저 소나무
장천(長天)에 춤을 춘다
호대용문오채반(虎對龍門五彩盤)은
남방(南方)에 가서 두고
면수(綿繡)화폭 병풍들은
북(北)에 둘러 있고
삼승신령(三僧神嶺) 오는 용(龍)은
장구봉이 되어앉고
쌍초봉 늘여앉아
수구밖을 말아있네
조령(鳥嶺)을 오는 용(龍)이
역마봉을 좌기하며
일출봉(日出奉)은 해뜨는 곳
산(山) 뒤에 비췄더라
기이하고 망망한데
누기누기 있었던고
불효자를 낳았으니
각득(各得)기소 하였더라
칠이탄에 조여하니
부추산의 자롱이라
오유원(梧柳園)에 숨어사니
팝밭갈아 연명이라
고금인물(古今人物) 당하여도
주인좋고 산도좋다
난세신명을 구전하니
전후에 무달은 불구하리
초려를 불비하고 곡창한데
남양땅 제갈공명이 아닌가
청천에 싸여 스스로 걸렸으니
운중에 앉아 일월을 회롱하고
이알부지하고 체산하니
반곡간의 그 아니던가
팔구대(八九代)을 누려오니
함양박씨(咸陽朴氏) 종택(宗宅)이라
성주(星州)로부터 와계시니
예조판서 후예로다(가선대부)
인량촌(仁良村)에 복거(卜居)하니
화재(火災)어이 잦았던고
이곳 백천 배판하여
선형하에 처하시더라
그나마 자손들은
산재(散在) 각처(各處)하였더라
잔 배자(杯)와 아들잣자
명랑하다 등면이라
호(虎)척 상페 참혹하고
미실마가 더하더라
일가 친척 따라들여
신천 땅을 옮으시니
조부(祖父)님 거류(居留)하샤
환고(還古)형제 낳으시나
이런 신세 또 있는가
삼분재앙 세간이라
거리는 어디메요
잊을망(忘)자와 서리상(霜)이라
양산제 감휼하면
십만세가 무강이라
생부친을 떨어져서
엄실하여 의탁하니
양친내외(養親內外) 구몰(俱沒)하니
망극하다 미친미모(未親未母) 아닌가
무정세월 약류(若流)따라
삼년종상 지낸후에
흉년기세 어이하고
머슴어미 먹일손가
책상서안 어이하고
형제감고 같이할제
일년농사 짓고나니
갑인년에 태풍이라
아버님은 나의사랑
천은(天恩)으로 베푸시사
사대부(士大夫)의 자손(子孫)으로
불학무식(不學無識) 당할손가
신천(新川)으로 내려갈제
교훈(敎訓)하지 뜻이로다
부모님의 덕택(德澤)으로
서당에서 노니다가
삼십세를 다다르니
신혜년의 실모로다
내유처 지노(至老 )하고
외무오척(外無五尺) 지동(至童)이라
정구지임 누가할손가
합산계교 당연이라
노조모(老祖母)와 미소자(未小子)를
대가(大家)에다 맡기시고
가산(家産)을랑 불원(願)하고
동분서주 하시더니
계축년(癸丑年) 복첩하샤
각거분산(各居分産) 하였더라
천시운(天時運)이 부재(不再)하여
신해년(辛亥年)이 또 잊지마라
전후사(前後事)를 생각하니
죽기라도 부족이요
심장역시 상할지라
대강으로 이르리라
양인을 또 지수하여
우몽치산 있다하나
처량하고 고유사고
농유천교 절반이라
연소심기 어린마음
부모님을 생각않고
무심 염불 흥치다가
수삼년 지나서라
무오년에 이십세라
남매 함께 성혼(成婚)하니
일년재혼(一年再婚) 하노라니
있다해도 어렵도다
그 무엇이 더디었던고
가을시절 기우도다
농가로서 상농이라
고용없이 어이할고
출입인사 전폐하고
지게지기 하노라니
유건쓰던 이내머리
헌 갓이 가소롭다
붓대쥐던 이내손이
호미자루 가당한가
책보지던 이내어깨
우장삿갓 어인일고
글자쓰던 이내손에
기심포기 고이하다
가는무명 골라내어
세침으로 고이겨도
이리차며 저리차며
아니신던 이내발에
허벅짚신 헌 보선목이
이 아니 가련한가
존경하여 한문하고
미묘전을 자경하니
젖유지로 우애하고
형이없어 위할손가
양귀듣고 있었는가
동중서의 성공이라
귀경시환 독이서는
도정절의 근법이라
불성하고 불근하여
전인하면 폐인이라
농군청에 갈라하니
향당퇴물 의세하고
선비당에 놀라하니
자수농업 수치로다
어화초동 목수들아
양반이라 두려마소
봉두구면 마주앉으니
절재어이 있을손가
너희들의 동료로다
담배아니 태울손가
그럭저럭 지내갈세
향중세배 다달으며
퇴역난 지역난은
이를두고 이름이라
어화선비 친구들아
돌아서서 웃지마라
농부맵시 볼라하니
이내마음 굴축이라
은신할곳 돌아보니
저사람이 고이여기고
당요시대 제순이는
역산에서 밭을 갈고
은국재상 이윤이는
산야에서 밭을가네
자고급금 영신하며
궁직(窮職)흔히 하나리라
글이거던 착실하고
일이거던 힘써해라
자경자독 하노라니
이 아니 궁상이라
시름하니 일신이요
걱정할사 어버이라
자아자는 위하심이거늘
부지아자는 위아하고 구오하다
무심하다 이정회를
어느앞에 다할손가
외가이라 찾아가니
외조모 없이 막연하고
처가이라 갈라하니
장모역시 남이로다
처처에 구차하니
남이알리 전혀없네
어화남의 모씨들아
이내말삼 들어보소
어미없는 자식마음
소년청송 이른시고
순히해도 서러하고
꾸짖어도 배신이라
혈혈단신 길러내어
어버이라 믿건만은
간교할사 부인이라
남의자식 이간하네
있는흉과 없는말을
소소차문 지어내어
부부유정 있건만은
부자지정 어이없소
한번알소 두번알소
십벌지목 아니던가
어화세상 동포들아
서양사상 배척하고
동양학문 중심되어
자국보호 일어난다
적서구별 없이하고
남노여비 철폐하라
신미년의 의병난에
누대종토 방매해서
군자금을 제공하고
갑오년의 동학난에
불효자가 구초되니
모골이 송현하다
대구관문 다달으니
사령놈들 호령소리
혼비백산 간곳없고
자초지종 공초하니
무죄로 석방이나
설상에 가상이라
생부친의 자결부음
만천리에 발상내고
남녀평등 귀천없이
나도역시 동감이라
세월은 멀지않아
계급주의 없으련만
조급하게 서둘러서
무산되고 말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