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문문굿
이 거리는 「문열기」라고도 하며, 저승 또는 극락(極樂)의 문을 연다는 뜻이다.
망자(亡者)의 혼령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서이다. 무당 전원이 등장하여 원형으로 돌면서 춤을 추는데 무당 중 대표와 박수(장고잽이)가 대무(對舞)하기도 한다.
돌아갈 때는 왼쪽으로 돈다. 이 거리에서는 염불과 무악(巫樂)과 무무(巫舞)가 주를 이룬다.
이 거리가 끝나면 나무아미타불을 독송(讀誦)하는 가운데 신위(神位)와 넋전을 모시고 앞서와 같은 행렬을 지어 굿당을 한 바퀴 돈 다음, 굿당으로 혼백(魂魄)을 모셔놓은 다음 문답(問答) 과정이 있다. 박수(화랭이, 男巫)는 장삼을 입고 염주(念珠)를 걸고 연화관(蓮花冠)을 쓰고 집사(執事) 역할을 하고 무녀(巫女)는 쾌자(快子, 天翼, 戰服)를 입고 부채를 들고 굿당 밖에서 망자(亡者) 역할을 하며 문답하는 형식으로 문답설법(問答說法)이라는 것을 한다.
예를 들어보면
「어느 행각이 와서 떠드느냐?
행각도 아니옵고 걸각도 아니고 어열씬 영가천도(靈駕薦度) 드리는 신하제신(臣下諸臣)들 입니다.」하는 식이다.
5) 뱃노래
종이로 만든 용선(傭船)에 무명 한쪽 끝을 잡아매고 길게 느려 무녀들이 쥐고 용선가(傭船歌)를 창하면서 춤춘다. 망자(亡者)를 용선에 태워 좋은 곳으로 보낸다는 뜻이다.
6) 조상굿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망자 가족의 평안을 비는 거리로 살풀이춤이 추가된다. 춤이 고조되어 흥분 상태에 이르면 빙의(憑依) 상태가 된다. 이는 신(神)이 들린다는 몸짓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세습무(世襲巫)로서 강신무(降神巫)의 잔재(殘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7) 초망자(招亡者) 굿
오구굿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곧 망자(亡者)를 위한 제차(祭次)로 주로 무가(巫歌)와 무무(巫舞)로 진행된다.
불경을 구송(口誦) 하면서 망자(亡者)가 용선(龍船)을 타고 극락으로 간다는 용선가(龍船歌)와 지옥(地獄)을 면하여 가라는 지옥가(地獄歌)를 부른다. 초망자 굿 무가 한 대목을 보면
「형제 이별 모두다 섧다 하여도 부모 형제 이별이 더욱 섧다. / 그 누가 날 찾나 옥황님이 이러시고 구하라고 날 찾나 / 기산영수 별건고 소복현유 날 찾나 / 상산상호 옛노인이 바둑 뛰자고 날 찾나 / 적송장 이태백이 달구경 가자고 날 찾나 / 천태산 마구할미 다리놓자고 날 찾나 / 오중에 강태공이 고기를 낙자고 날 찾나」
무녀의 구성진 소리에 관중이나 망자의 유족들이 흐느껴 우는 순간이 많다.
8) 놋동우굿
이 굿은 일명 군웅(軍雄)굿 또는 장수굿이라고도 하며 전쟁의 신에 대한 제차(祭次)이다. 망자(亡者)가 극락 세계로 가는데 잡귀(雜鬼)가 못오게 하며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장군과 장사의 넋을 부르는 굿이다. 이때 부르는 군웅장군(軍雄將軍)의 신격(神格)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무녀는 쾌자를 입고 부채를 들고 청배무가(請拜巫歌)를 부른 뒤 놋동이를 입에 물고 손으로 바치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빙의(憑依) 상태가 되기도 한다.
또 신칼을 들고 뿌리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데 이는 신(神)을 무녀(巫女) 몸에 강림(降臨) 시켜 망자(亡者)를 모신다는 뜻이다. 무녀는 놋동이를 놓은 뒤 바라를 들고 바라춤을 추기도 한다. 그리고 제주(祭主)를 불러 제단(祭壇)에 절을 시키고 어깨를 무릎으로 눌러 주기도 한다.
특히 놋동이를 입에 물고 춤을 추는 장면은 물동이에 올라서서 신탁(信託)을 내리는 중부 이북지방 무속(巫俗)과 비슷하다.
9) 발원굿
이 거리는 일명 「바리데기굿」이라고도 하는데 곧 오구대왕 풀이를 하는 굿이다. 이 굿에서는 춤이나 무악(巫樂)은 거의 없으며 긴 서사무가(敍事巫歌)인 바리데기 신화(神話)를 창한다. 무조신화(巫祖神話)인 바리공주 신화는 사령제(死靈祭)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 거리로서 서울의 진오귀굿이나 전라도 씻낌굿 등에서 내용의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사령(死靈)을 극락세계로 보내기 위해 하는 것은 공통이다.
바리공주(鉢里公主, 捨姬公主) 신화와 사령(死靈)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동해안 지역의 바리공주 신화를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오구대왕과 길대부인 사이에 딸만 여섯 낳고 일곱번째 또 딸을 낳자 왕은 화가 나서 그 딸을 버리도록 하였다.
버려진 이 아이가 산신(山神)과 상제신(上帝神)의 도움으로 자라게 된다.
이 딸이 바리데기로 15세가 되자 왕이 병상에 들었는데 꿈속에 약수(藥水)를 구해 마시면 병이 치유될 수 있다고 하여 여섯 딸들에게 부탁하지만 모두 거절한다. 어느날 밤 또 꿈속에 일곱째 딸에게 부탁하라는 말을 듣고 버린 딸인 바리데기를 찾아 부탁하니 바리데기는 약수를 구하기 위해 남장(男裝)을 하고 고난의 길을 떠난다.
약수를 찾아가던 도중에 「동수자」라고 하는 남자를 만나 혼인하여 세 아들을 낳고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약수를 구해 돌아오지만 왕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바리데기는 약수로 왕을 다시 환생(還生)시킨다.
바리데기는 뒤에 북극성(北極星)이 되고 남편은 조물성이 되고 세 아들은 삼태성(三台星)이 되고 부모는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되는데 이 별들이 사령(死靈)을 극락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무가(巫歌)는 무조신화(巫祖神話)로서 무(巫)의 직능(職能) 중에 하나인 치병(治病)을 바리공주가 시작했다는 데서 뜻이 있다. 치병의 업적 중 가장 큰 것은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인데 바리공주는 서천신선(西天神仙)의 영약(靈藥)을 구해다가 죽은 아버지를 회생(回生)시켰다. 따라서 이 무가의 주제(主題)는 효(孝)라고도 할 수 있다.
10) 염불(念佛)
심우풀이라고 하는데 저승길을 닦는다는 제차(祭次)로 화랭이(男巫)가 고깔을 쓰고 앉아 염불한다.
11) 망자 일으키기
망자(亡者)의 옷과 한지로 만든 망자의 형(形)을 자리에 싸 두었던 것을 푼 다음 무녀는 망자의 형(形)을 연꽃으로 일으켜서 유족(遺族)에게 준다.
망자의 혼이 극락으로 가라는 의미로 연꽃을 사용하는 것 같다.
12) 널음굿
소반 위에 신(神) 광주리(신태집)를 놓고 망자(亡者)의 혼이 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족이 신광주리를 잡고 무당은 축원을 하는데 망자가 와 있음을 알리는 떨림을 한다. 무녀는 신광주리를 들고 제단 위를 더듬거리며 왔다 갔다 한다.
13) 중 굿
망자가 극락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하는 세존(世尊)님에게 드리는 굿이다.
부채를 들고 염주를 걸고 바라를 들고 바라춤을 추기도 하고 중춤을 추는데 불교적 색채가 짙다. 또 장단도 다양하게 나오는 것이 특이하다 하겠다.
14) 판염불
큰 염불이라고도 하며 화랭이(巫覡)가 행한다. 장삼, 염주, 고깔 등을 쓰고 꽹과리를 치면서 축원 염불을 한다. 이때 유족들은 소지(燒紙)를 올린다.
두명이 고깔을 쓰고 양손에 연꽃을 들고 춤을 추는데 양팔을 옆으로 쭉 펴고 연꽃을 위로 세우면 山자 모양이 나온다 하여 이 춤을 뫼산자춤이라 하는데 불교의식 무용의 한 종류인 나비춤과 비슷하다.
15) 꽃 노래
이 굿은 극락세계로 가는 넋을 기쁘게 하기 위해 하는 굿으로 무녀들은 굿당에 장식한 꽃을 들고 나와서 춤과 노래를 한다. 무녀들이 꽃을 들고 원 모양을 그리면서 춤을 추고 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