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못 낳는 부인이나 딸만 계속 낳고 아들을 못 낳는 부인은 자식을 얻기 위해서 기원(祈願)하는데, 대체적으로 두가지 유형(類型)이 있다. 하나는 일정한 대상물(對象物)을 정한 다음 그곳에 가서 치성을 드리는 치성기자(致誠祈子)가 있고 다른 하나는 특정한 사물(事物)을 몸에 지니거나 특별한 음식을 먹어 이들의 주술성에 의하여 임신한다는 주술기자(呪術祈子)가 있다.

치성기자는 산이나 절 또는 무녀(巫女)에게 가서 비는 것과 집안에서 비는 것이 있다. 영덕에서는 산 자체에 비는 것 보다 산에 있는 큰 바위에 치성을 드리는 경우가 있으며 절에 가서 치성을 드리는 경우는 백일기도 등은 하지 않고 수시로 가서 불공(佛功)을 드리고, 또 용하다는 무녀(巫女)를 찾아가서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 집안에서는 은밀한 곳에 칠성단(七星壇)을 쌓거나 돌을 놓고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

바위에 치성을 드리는 경우는 일관(日官)에게 날을 받은 뒤부터 부정(不淨)한 것도 보지않고 외출도 삼가는 등 집에서 일주일 정도 정성을 드린 다음, 정한 날이 되면 새벽에 바위에 가서 금줄을 쳐 놓고 집으로 돌아와서 백찜(백설기), 삼색과실 그리고 나물 등 제수(祭需)를 마련하여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바위에 가서 제물를 차려놓고 정화수를 한그릇 떠놓고 촛불을 켜고 정성을 드린 다음, 남이 보지 않게 집으로 돌아온다. 제수에서 고기는 사용하
지 않는다.

칠성에 비는 것은 집안사람들이 잘 안가는 깨끗한 곳에 돌을 놓고 그 위에 정화수 한 그릇을 놓고 치성을 드린다. 이 때 목욕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집안사람들이 모두 잠들어 조용할 때 칠성님께 비는데, 7일마다 정화수를 새로 떠놓고 빈다.

2. 임신부(姙娠婦)

  임신을 하면 임신부는 태아(胎兒)를 보호하고 훌륭한 아기를 낳기 위하여 애를 쓴다. 특히 음식을 조심하는데, 임신부와 태아를 이롭게 하는 음식을 먹으며 임신부에게 해가 된다는 특정한 음식은 삼가며 몸가짐도 조심한다.
  임신 3,4,5개월 동안 금하는 음식 중에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먹으면 팔다리가 쑤시고 곧지 못하며 무골(無骨)아이가 생기며, 상어고기나 삼치를 먹으면 피부가 거칠어지며 돼지고기를 먹으면 입이 돼지 모양이 되며 뱀을 잡으면 몸이 뱀같이 생긴다거나 아기가 다리부터 나오며 계란이나 감자를 먹으면 부스럼이 나며 고춧가루를 먹으면 눈이 먼다는 등 금기(禁忌)해야 한다는 음식 등이 있다.
  그밖에 굴뚝이나 방구들을 고치면 허챙이를 낳는다 든가, 산월(産月)에 문을 바르면 젖이 부족하다던가 산월에는 궂은 일을 보지 않는 등 속신(俗信)이 있다. 반면 잉어를 먹으면 태아의 인물이 좋다고 한다.
  태몽(胎夢)에는 알밤을 줍는다든가 큰 짐승을 본다든가 중이 장삼을 입는다든가 하는 꿈은 아들이고, 열매가 붉은 것을 본다든가 작은 물건을 보면 딸이라고 해몽(解夢)한다.

3. 출산(出産)

  농촌에서는 대부분 집에서 아이를 분만(分娩)한다. 출산에 대한 준비와 산실(産室)등에서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즉, 산기(産氣)가 있으면 “애튼다” 또는 “애기 튼다” 라고 하며 해산일(解産日)이 가까워 오면 기저귀와 포대기, 그리고 아기옷을 장만한다. 초산(初産)일 경우는 대개 친정(親庭)에 가서 낳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시어머니에게 폐도 되고 또 산부(産婦)의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해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삼신을 모시는 것이다. 명칭은 삼신·삼신단지·삼신할매 등으로 부른다. 먼저 냉수를 떠서 반에 놓고 삼신할매에게 빈다. 또 새로 찧은 쌀을 넣은 삼신단지를 미역과 함께 시렁에 얹혀 놓는다. 그리고 산모에게 첫국밥은 미역국 대신 호박국, 무우국 간장을 준다. 특히 호박국 등을 주는 것은 산후(産後) 앓이를 없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금줄을 치는데 아들일 경우는 고추, 솔잎, 숯 등을 왼새끼에 꽂아 삽작이나 대문에 치며 딸일 경우는 솔잎과 숯을 꽂는다. 고추는 남아(男兒)를 표시하는 것이며 솔잎은 잡귀(雜鬼)를 쫓기 위한 것이고 숯은 병을 쫓는 것이라 한다. 안동 지방에서는 미역도 꽂는다. 또 영덕 일부 지방에서는 고추와 숯을 꽂아 출산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출산후 3일이 되면 집안 식구들도 신생아(新生兒)를 보고 미역국을 먹는다. 초칠(初七)이 되면 삼신에게 정성껏 빌고 삼칠(三七:21일)이 되면 금줄을 걷고 이웃 노인이나 집안 어른들을 초대하여 미역국 등을 대접하고 이날 뒤부터 외부 사람의 출입을 허가한다.
  백일(百日)이 되면 백찜(백설기)을 하여 나누어 먹는다. 일부 해안마을(노물리:老勿里)에는 백일잔치와 떡 백개를 만들어 돌리는데 이것을 망둥떡이라고 한다.
  돐날이 되면 돐상을 차린다. 이 상에는 쌀, 실, 돈, 붓(연필), 책 등을 올려놓는다. 어린 아기가 쌀이나 돈을 먼저 잡으면 잘살고 실을 잡으면 명이 길고 붓 또는 연필이나 책을 먼저 잡으면 재주가 있다고 한다. 이날은 백설기, 경단, 만두(속은 비고 겉은 콩가루를 묻힌 길쭉하면서도 둥근 떡)를 빚어 나누어 먹으며 초대받아 온 사람은 돈이나 실 등을 돐상에 얹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