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종교의 발달

  종교란 인간이 인간의 능력과 자연의 능력을 초월한 절대적인 힘에 의지하여 마음의 평안과 가정의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 정신문화의 한 소산으로, 인류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정치, 경제, 사상, 예술, 과학 등의 모든 부문과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시기에 걸쳐 인간의 인식과 사고체계를 규정하여 온 인간의식(人間意識)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민족은 예로부터 하늘에서 선택된 민족으로서 하늘과 땅 등의 주변 산물에 대한 경외심과 신성심은 남달랐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아득한 태고 때부터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는 원시신앙이 발달하였으며,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심성은 한민족의 민족적 특질로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오늘날에 와서는 종교를 크게 한 민족의 특질만 강조하는 원시종교와 인류 모두에게 보편적인 교훈을 줄 수 있는 교리를 가지는 세계종교로 크게 구분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 민족 내부의 전통을 기초로 하여 발생한 것을 민족종교로 나누기도 한다.
   반만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 있어서 종교의 발달과정을 살펴보면 시기적으로 크게 삼국시대 이전의 원시 민족신앙의 전성기,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불교와 유교의 도입과 발전의 시기, 근대 이전의 불교와 유교가 조화로이 발달한 시기, 그리고 근대 이후 서양종교의 유입과 번창시기로 나눌 수 있다.

   삼국시대에 있어서 보다 진보된 이념체계를 가진 불교와 유교의 유입은 원시신앙의 주술적이고 기복적이며, 현세적인 사고체제를 가진 한민족의 인식체계를 한차원 높은 경지로 이끌었다.
  특히 우리 지역이 위치하던 신라는 법흥왕 14년(527)에 불교를 공인하여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자리잡도록 하였으며, 유교는 점차 지배적인 정치이념으로까지 발전되게 되었다.
   이후 통일신라에 이르러서는 불교가 번창하여 한반도 전역에는 불국토(佛國土)라고 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 사찰이 세워져 일반 민중들의 생활양식을 규정할 정도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 시기에 우리 지역에도 많은 사찰들이 세워지게 되어 동해안을 끼고 있는 이 지역 백성들의 생활문화와 정신문화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조에 이르러서는 불교 자체가 국교가 될 정도로 크게 번창하였다. 따라서 고려시대에도 우리 지역은 불교가 지역인들의 정신세계를 다독거려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시에 위장사, 장육사 등의 사찰이 건립되었으며, 급기야는 고려말의 위대한 선승인 나옹화상이 우리 지역에서 탄생하여 지역 불교의 우수성을 크게 떨쳤다.
   조선시대는 표면적으로 유교가 불교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친 시대이지만 크게 보아 불교와 유교가 조화를 이루어 온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불교와 유교는 진보된 인식체계 위에 한민족의 문화적인 역량을 크게 높였으며, 찬란한 전통문화를 꽃피우게 하였다. 이 시기에 있어서 우리 지역에도 많은 불교사찰과 향교와 서원이 설립되어 지역의 불교와 유교문화를 꽃피우며, 지역의 전통문화의 형성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특히 불교는 고려시대 전기간을 통하여 정치신념으로까지 발전하여 일반 민중들의 삶과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유교는 조선시대 전기간을 통하여 정치이념으로까지 승화되어 차원 높은 유교문화를 발전시켰다.
   근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는 서양에서 기원한 종교가 유입되어 날로 번성하여 현대의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우리 지역에도 서양의 종교가 들어와 군민들의 정서와 의식을 규정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장에서는 불교 외에 군내에서 전도되고 있는 종교만을 살펴보기로 하고, 원시신앙은 제8편의 토속신앙에서 다루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