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시대(朝鮮時代)의 관례(冠禮)
관례(冠禮)란 성년례(成年禮)로서 곧 성인식(成人式)이다. 통과의례 중 가장 일찍이 자취를 감추어 지금은 거의 실행되지 않고 있어 요즈음 젊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말로 들릴 것이다.
따라서 연로(年老)한 노인들의 경험담이나 또는 「사례편람(四禮便覽)」등 옛 문헌을 통하여 옛 사람들이 행한 관례의 일부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
관례는 당사자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택일(擇日)하며 관례 3일전에 사당(祠堂)에 고한다. 주인은 술잔을 신위(神位)앞에 올려놓고 고사(告辭)한다.
유세차(維歲次) 간지(干支) 효(孝)·손(孫) 아무개가 감히 고조고(高祖考) 부군(府君) 고조비(高祖)께 고하나이다. 이번 아무개의 아들 누구가 나이들고 성장하여 몇월 며칠에 그 머리에 관(冠)을 얹고자 술과 과실을 올려 삼가 아뢰나이다.
維歲次干支孝玄孫某官某敢昭告于顯高祖考某官府君顯高祖某封某氏
某之某子年漸長成將以某月某日加冠於其首謹以酒果用伸虔告謹告
관례날 음식은 보통 경사에 쓰는 음식을 준비하며 관례 당사자의 의관(衣冠)을 마련한다. 관례날에는 머리태를 올려 쌍상투를 짜고 뒷솔기가 째진 관례의 예복인 사규삼(四揆衫)을 입고 늑백(勒帛:띠)을 허리에 두르고 색이 고운 천으로 꾸민 채리(彩履)라는 신을 신고 정한 자리에 나와 쌍상투를 풀어 외상투를 짠다. 그러나 쌍상투를 짜지 않고 태머리로 바로 외상투를 짜는 경우가 더 많다.
1) 초가례(初加禮)
상투를 짠 성인(成人)으로 복식(服飾)을 갖추면 초가례(初加禮)가 올려진다. 즉 주빈(主賓)은 성인이 된 젊은이에게
“오늘 좋은 날을 맞아 관례를 행하니 오늘부터는 어린 뜻을 버리고 순조롭게 덕(德)을 이룩하여 오래도록 수(壽)하고 많은 복을 받으며 잘살라”라는 내용의 축사를 한다.
吉日今辰 始加元服 棄爾幼志 順爾成德 夢孝維旗 以介景福
그 다음 유생(儒生)들이 평소에 쓰는 경포관(經布冠)에 비녀같이 생긴 게()를 꽂는다.
주빈(主賓:손님들 중에서 主가 되는 손님)은 당사자에게 복건(幅巾:巾)을 씌워준다. 복건은 옛날 도복에 갖추어져 머리에 쓰는 쓰개이다. 당사자(冠者)는 사규삼(四揆衫)과 높은 선비가 입던 웃옷을 심의(深衣)를 입고 대대(大帶)라는 넓은 띠를 두른다.
2) 재가례(再加禮)
당사자는 초가(初加) 때 입었던 옷을 입고 나오면 주빈(主賓)은 이 젊은이에게
“오늘 좋은 때를 만나 관례를 해 삼가 위의(威義)를 갖추었으니 덕을 기르고 오래 살아 많은 복을 받아라”라고 축사를 한다.
吉日今辰 乃申爾服 謹爾威儀 淑愼爾德 眉壽永年. 享受遐福
이때 당사자(冠者)는 복건을 벗고 초립(草笠)을 쓴다. 관례가 끝나면 나들이 할 때는 이 초립을 쓰고 다니게 된다. 초립을 쓰고 다니게 된다. 초립을 쓰고 청포(靑袍)에 혁대(革帶)를 띄고 초가례에서 신었던 리(履)를 벗고 혜(鞋)를 바꾸어 신는다.
3) 삼가례(三加禮)
당사자가 삼가례의 복장을 갖추고 자리에 나오면 주빈(主賓)이 당사자 앞에 가서
“이해 5월 좋은 날에 맞아서 이제 너의 관례를 마치니 형제가 갖추고 덕(德)을 이룩하여 늙을 때까지 탈없이 천복(天福)을 받으라”라고 축사를 한다.
以歲五月 適而佳辰 咸加爾服 兄弟具存 以成厥德 黃耉無疆 受天之慶
이 때 당사자는 초립 대신 복두를 쓰고 청포(靑袍)를 벗고 난삼(衫)을 입고 띠를 띄고 화(靴)라는 목이 달린 신을 신는다.
이렇게 세 번의 가례(加禮)를 할 때마다 옷과 신이 다르다.
4) 초례(醮禮) 및 기타
삼가례(三加禮)가 끝나면 초례(醮禮)를 행한다. 초례는 일반적으로 혼인 예식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서는 주빈(主賓)이 술잔을 당사자(冠禮者)에게 주는 예(禮)로서 이때 주빈은
“술이 맑고 경사(慶事)가 꽃다우니 이를 배수(拜受)하여 제(祭)하니 상서로움이 정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 길이 오늘의 경사를 잊지 말라”라고 경계의 말로 축하를 한다.
旨酒旣靑 嘉薦令芳 拜受祭之 以定爾祥 承天之休 壽考不忘
초례가 끝나고 성인(成人)이 되면 이름대신 자(字)를 사용하는데, 이 자를 지어주는 수자례(授字禮)가 있고, 수자례가 끝나면 사당(祠堂)에 성인이 되었다는 것을 고(告)하는 알묘례(謁廟禮)가 있고 알묘례가 끝나면 집안 어른과 참석한 어른들에게 성인이 되었다는 인사를 하는, 곧 어른 뵙는 예인 견존장례(見尊長禮)를 올린다.
여자의 성인식(成人式)은 계례(禮)라 한다. 계례란 머리태를 올려 쪽을 짓는 것인데 대부분 따로 하지 않고 결혼식 당일에 머리를 올리는 것으로 그쳤다.
관례(冠禮)의 이러한 복잡한 예(禮)는 조선시대 말부터는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상투를 짜고 초립을 쓰는 것으로 간소화되어 오다가 을미개혁(乙未改革 1895)때 단발령(斷髮令)이 발표된 뒤 상투도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