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기우제(祈雨祭)의 형태(形態)
▒ 산천기우(山川祈雨)
산 정상 강 또는 내, 못(池), 보(洑) 등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고, 마을 공동으로 가뭄 때마다 지내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관(官)에서 주관할 경우는 수령(守令)이 제관이 되었으며, 민제(民祭)의 경우는 생기복덕(生氣福德)한 사람이 선출되어 제주(祭主)가 되었으며, 제물(祭物)과 제순(祭順)은 산신제(山神祭)에 준했으며 대부분 축문(祝文)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고 지어서 독축(讀祝)을 하나 민제(民祭)에서는 읽지 않는 수도 있으며 이 제(祭)는 주로 천신(天神)과 용신(龍神)에게 기원하는 것이다.
▒ 동물공희기우(動物供犧祈雨)
천신(天神)이 하강(下降)하는 곳이나 용신(龍神)과 수신(水神)이 거처하는 신성(神聖)한 곳인 산상(山上) 기우제장(祈雨祭場)이나 강 깊은 못 또는 늪 등에 소, 돼지, 개의 머리 등 가장 불결한 짐승들의 피(血)를 뿌리거나 시체를 던져서 신(神)들의 노여움을 사게하고 그 노여움이 비를 뿌리게 하는 득죄함우(得罪含雨) 형태인 곧 부정기우(不淨祈雨)가 있었다.
▒ 세기기우(洗箕祈雨)
급수기우(汲水祈雨), 국수기우(水祈雨)라고도 하는데 옛날부터 가물 때 키를 씻으면 이에 응하여 비가 온다. 한즉세기유응(旱則洗箕有應)인 데서 비롯된 기우 방법이다. 농가에서 사용하는 키(箕)는 부정 (不淨)한 것이 많이 붙어 있으므로 이것을 강이나 못 또는 내(川)에 씻으면 용신이나 수신이 노하여 비를 내린다는 것인데 이것은 부인들만이 하며 냇가에 나가 물을 떠 올려 뿌리며 비요! 비요! 하며 외친다. 여자들만이 하는 것은 여자가 음(陰)이므로 운우(雲雨)를 불러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현벙기우(懸甁祈雨)
가뭄이 계속되면 집집마다 병(甁)에 물을 넣고 버드나무 가지로 마개를 해서 꺼꾸로 메달아 놓으면 가지와 잎을 따라 물방울이 떨어진다.
이렇게 물이 떨어지듯 비가 오도록 비는 것이다. 또 버들가지나 솔잎을 물에 적셔서 추녀 끝에 달기도 하였으며 냇가 모래를 두둑하게 쌓고 거기에 버들가지를 꽂아 물을 뿌려 비가 오도록 빌기도 하였다.
▒ 쇄시기우(屍祈雨)
신성(神聖)한 영지(靈地), 즉 칠보산 용제(龍祭)의 경우, 그 터 등에 무덤을 쓰면 부정(不淨)하게 되어 비가 오지 않는다고 믿어 마을 사람들이 시체를 파내어 이를 정화(淨化)하고 다시 그 시체를 묻지 않고 땅에 굴려 버림으로써 부정하게 하면 신(神)이 노(怒)하여 비를 뿌려 정화한다는 것으로 주술적(呪術的) 기우(祈雨)이다. 가뭄이 심할 경우 누가 무덤을 쓰지 않았나 하여 병곡(柄谷), 창수(蒼水) 면민들이 수시로 용제터에 가서 돌아보기도 하였다.